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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부담에 제품가격 인상했지만"…식품업계, 추가 인상 가능성에 '시름'

농축산부, 송미령 장관 주재 식품업계 간담회 개최…물가안정 기조 협조 요청
문제는 '원자재 값·환율'…국내 식품업계 대부분 원료 해외 수입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 말~올해 초까지 업계 가격 인상 이어져…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
식품업계 "한계라는 분위기…정부 정책·지원에도 실질적 실효성이 없어 고민"

 

【 청년일보 】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식품업계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원자재값 등 모든 원가비용이 인상된데 따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하고 있는 반면, 식품업계는 원가재값의 지속적인 인상에 따른 부담을 감내 할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적인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심리적 압박감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송미령 농축산부 장관은 지난 11일 '식품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서 식품기업 대표들을 만나 업계에 물가안정 기조에 협조해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당시 송 장관은 "제조 혁신, 기술 개발 등 생산성 향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해,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기조에 동참해달라"며 "식품업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만, 어려운 때를 다 같이 극복한다는 입장에서 생각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CJ제일제당, SPC삼립, 남양유업, 농심, 동서식품, 동원F&B, 대상,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매일유업, 빙그레, 삼양식품, 샘표식품, 오리온, 오뚜기, 일화, 풀무원식품 등이 참석했다.

 

현재 정부는 식품기업의 원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올해 코코아 생두, 커피 농축액 등 13개 수입 원료에 할당관세를 적용 중이다.

 

또 수입 부가가치세 10% 면세 조치를 올해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이외 밀, 코코아, 커피, 유지류 등 식품 원료 구입 자금으로 4천500억원을 지원한다.

 

◆ 국내 식품업계, 제품 원료 해외에서 조달...'원자재 값·환율' 부담에 가격인상 불가피

 

문제는 원자재 값과 환율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식품기업 대부분이 식품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상황에서, 기후 위기 등으로 원자재 값이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도 크게 올라 원가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초콜릿의 주 원료인 코코아(카카오 열매를 가공한 것)는 최근 역대 최고가를 갱신한 뒤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코코아 선물가격은 지난 12월 17일 톤(t)당 1만2천931달러(ICE 선물거래소)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19일 기준으로는 1만400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 20일에는 52주 최저가인 5천689달러를 기록했지만, 1년 새 두배 가까이 급등했다.

 

코코아는 지난 수십 년간 t당 2천달러대의 시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는데, 5~6배 수준으로 가격이 뛰었다. 지난 한 해 동안만 살펴봐도 172% 상승해 지난해 원자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커피 가격도 비슷하다. 이미 원두가는 4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9일 미국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t당 9천213달러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t당 9천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준 영국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서 로부스타 원두는 t당 5천756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12일에는 52주 최고가인 5천81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기후 변화와 연관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커피 생산국 1, 2위 국가인 브라질과 베트남은 지난해 폭우와 가뭄 등으로 작황이 부진하며 공급망에 영향을 미쳤다. 이외 견과류 역시 6년 새 가격이 2배 가까이 올랐다.

 

 

아울러 고환율도 큰 부담이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대부분 원료를 수입해 오기 때문에 고환율일 수록 피해가 커진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초만해도 1천300원대였던 환율은 꾸준히 오르다 전일 장 중 기준 1천441.1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식품제조업의 국산 원재료 사용 비중은 31.8%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밀을 비롯해 대두, 옥수수, 원당 등 주요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해오고 있다.

 

◆ 지난해 말~올해 초까지 가격 인상 이어져…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

 

실제로 올해 들어 주요 식품업계가 가격을 연이어 인상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1일부로 총 1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6% 올렸고, 같은 기간 해태제과도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10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59% 인상했다.

 

이어 올해 들어서는 롯데웰푸드가 일부 제품 가격을 지난 17일부로 소폭 올렸고, 빙그레도 오는 3월부터 커피·과채음료 및 아이스크림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이외 SPC파리바게뜨는 이미 10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9% 올렸다.

 

커피업계도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지난달 말 스타벅스 코리아는 톨 사이즈 커피와 티 음료 22종의 가격을 올렸고 할리스커피도 지난달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

 

이달 들어서는 컴포즈커피가 1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인상했고 같은 날 기준으로 파스쿠찌도 음료 5종 가격을 200∼600원씩 올렸다.

 

이 외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폴바셋도 가격을 200~400원 올렸고, 커피빈은 지난해 12월 카페 모카 등의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동서식품도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8.9% 올린 바 있다.

 

◆ 식품업계 "한계에 봉착"…정부 정책 및 지원에도 실질적 실효성이 없어 '고민'

 

식품업계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위기다. 이미 마른 수건을 쥐어 짜내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불안정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별다른 출구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할당 관세 등 얘기를 하고 있으나 사실 실효성은 별로 없다"며 "그러나 문제는 현재 고환율·원자재 값 상승·물류비 인상 등으로 이미 큰 영향을 받오 있어, 어떤 지원이 있던 간에 크게 도움은 안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지난해 정부가 가격 인상 자제를 타이트하게 요청했기에, 어쩔 수 없이 혼란스러운 현 시국에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성토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요즘 오죽하면 팔면 팔수록 적자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기업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된 것"이라며 "조심스럽긴 하지만 추후 국내 정국이 안정화 되면 가격 인상을 하기 힘들다는 예상이 있어, 지금이 아니면 올릴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국이 정국이니 만큼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올해도 업계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 기업들의 실적이 나오고 있는데, 대부분 기업은 매출액은 늘었을 수 있으나 영업이익은 그에 비해 저조한 상태"라며 "내수 부진과 경쟁 심화 등으로 대체적으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성과를 많이 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아직 예단하긴 어려우나 탄핵과 대선 등이 상반기 내로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기업들은 상반기에는 가격 인상 외 다른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순간 가격 인하나 새로운 마케팅 등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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