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9/art_17404407429428_c2a767.jpg)
【 청년일보 】 애플이 국내 고객의 개인정보를 중국의 알리페이로 넘긴 문제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의 질의에 명확한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내 기업과 달리 다국적 기업에 대한 처벌이 제한적인 현실도 다시 한번 지적된다.
25일 개인정보위가 공개한 지난달 전체회의 속기록에 따르면, 애플의 국내 대리인은 개인정보 해외 이전 국가에 대한 질문에 "정확히 모른다"고 답변했다. NSF(점수) 정보를 활용한 해외 국가가 어디냐는 질의에도 "클라이언트(애플 본사)에 확인해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NSF 점수는 애플이 소액 결제를 묶어 청구할 때 고객의 자금 부족 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애플은 카카오페이 이용자의 결제 정보를 알리페이에 전송하고, 이를 기반으로 NSF 점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위는 애플에 24억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애플 측은 개인정보 처리 관련 경위를 입증할 자료를 요청받았음에도 "담당자가 퇴사해 이메일을 찾을 수 없다"며 제출하지 못했고, 개인정보위의 거듭된 요청에도 "본사에 문의해보겠다"는 답변만 내놨다.
이 같은 태도에 대해 개인정보위 위원들은 "애플이 피심인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다만 다국적 기업 처벌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한 위원은 "국내 기업은 현장 조사도 가능하지만, 해외 기업은 본사 조사를 하려면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자칫 주권 침해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리인 제도의 실효성 문제도 거론됐다. 개인정보보호법상 해외 기업은 국내 대리인을 지정해야 하지만, 이들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의 국내 대리인은 단 3명에 불과하며, 상시근무자는 1명뿐이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국내 기업은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따라야 하는데, 해외 기업은 책임 회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해외 기업의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종철 연세대 법무대학원 객원교수는 "해외 기업의 국내 매출과 개인정보 수집 규모를 고려해 규제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며 "개인정보위 조사에 비협조적인 기업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도 당시 전체회의에서 최장혁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다국적 기업 사안이 많아질 테니 세밀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위원들의 당부에 대해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