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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號 7년 下] “접을건 접고, 키울 땐 키운다… 구광모式 선택과 집중”

구광모 회장, 올 3월 사장단 회의서 '선택과 집중' 전략 주문
LG전자, 전기차 충전기 사업 철수…"전략적 리밸런싱 차원"
"OLED 승부수 띄웠다"…LGD, 새 정부 첫 '조 단위' 투자 발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로 취임 7주년을 맞는다. 지난 7년 간 구 회장은 "버릴 건 버리고 키울 건 키운다"는 경영 철학 아래 위기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인공지능(AI), 전장 등을 미래 먹거리로 삼아 양적, 질적 성장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LG가 나아갈 방향으로 '고객'을 지목하며 매년 고객가치 제고에 앞장서는 건 물론,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우며 미래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청년일보는 구 회장의 취임 7년차를 맞아 그간의 행보를 되돌아보고 엄동설한의 경영환경 속 이를 타개하기 위한 '빅피처'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구광모 회장, 취임 7년… LG의 방향은 ‘고객과 기술’”
(中) “소통은 유연하게, 판단은 빠르게… 젊은 총수의 새로운 작법”

(下) “접을 땐 접고, 키울 땐 키운다… 구광모式 선택과 집중”

 

【 청년일보 】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러기에 더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증폭됨에 따라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유망한 사업 분야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메시지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그 일환으로 LG전자는 이듬달 ES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했다.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완속·급속 충전기 등의 제품을 개발·출시해왔으나,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 가격 중심 경쟁 구도 심화 등의 악재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ES사업본부는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HVAC(냉난방공조)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LG화학은 청주를 생산기지로 하고 있는 워터솔루션(수처리 필터) 사업을 1조4천억원에 매각한다.

 

LG화학은 이달 13일 이사회를 열어 첨단소재사업본부 내 워터설루션 사업 양도를 결의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앞서 회사는 워터솔루션 사업 매각을 위해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워터설루션 사업 매출액은 2천220억원으로 연결 기준 매출의 0.45% 수준이다. 양도 사업의 자산 총액은 전년도 말 기준 3천770억원으로, 연결 자산의 0.40% 규모다.

 

LG화학은 2014년 미국 나노H2O를 인수한 뒤 청주공장에 양산 설비를 구축하며 바닷물을 산업용수로 정화하는 역삼투막(RO 멤브레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일본 도레이에 이어 글로벌 2위다.

 

2023년 청주공장을 증설하며 향후 5년 내 사업을 2배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본업인 석유화학 분야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재무구조 강화에 힘쓰기로 한 것이다.

 

구 회장은 이달 초엔 동남아 최대 잠재시장인 인도네시아를 찾아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자카르타에 위치한 LG전자 판매법인에서 현지 경영진과 구성원을 만나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주요 국가의 시장 트렌드와 사업 현황을 점검한 뒤 "현재의 격화되고 있는 경쟁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뒤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전략 마련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구 회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조 단위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생산 시설에 1조2천6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한 것이다.

 

이달 17일 LG디스플레이는 이사회를 열고 OLED 신기술을 위해 해당 금액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OLED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 OLED 신기술 투자는 지난해 9월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이후 국내에서 추진하는 첫 대규모 투자다.

 

투자 기간은 오는 2027년 6월 30일까며, OLED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파주 사업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OLED 신기술과 관련한 설비 투자를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 발표한 투자 금액 중 약 7천억원이 파주에 집중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 계획 발표를 두고 재계 내에선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ㄷ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OLED 시장은 533억1천57만달러(약 76조원) 규모로, 연평균 5%씩 성장해 2028년에는 686억7천500만달러(약 1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취임 이후 '정리할 건 확실히 정리하고 키울 것은 확실하게 키운다'는 구 회장의 경영 철학 아래 LG는 앞으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밖에 최근 트럼프발(發) 관세 정책, 중동발 리스크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 속에서 구 회장의 리더십 행보 역시 적잖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업황 악화, 대내외 변수 등 위기상황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회로 돌파하며 가시적 경영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리더십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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