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30/art_1753142066135_d9a1a6.jpg)
【 청년일보 】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건전성 규제 유예를 앞두고 자산·부채 듀레이션(실질 만기)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공동협약을 보험업계와 체결하기로 했다. 규제 완화가 단기 실적 경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22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보험사들과 함께 이르면 이번 주 중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 강화를 위한 공동협약(MOU)을 맺을 계획이다.
이는 내달 발표 예정인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계획 이행방안 발표를 앞두고 보험사의 단기 실적주의를 자극해 과당경쟁 재발 우려에 따른 것으로, 과도기 현장 감독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금융당국은 할인율 현실화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할인율을 현행보다 낮추는 시점을 최대 3년까지 미루는 내용이다. 시장금리 하락과 보험사들의 건전성 부담 심화로 부채 평가 부담이 과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K-ICS(신지급여력제도) 비율은 197.9%로 전 분기보다 8.7%포인트 하락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할인율 현실화가 미뤄지면 보험사 건전성 지표가 일시적으로 개선된 것처럼 보이면서 보험사들이 단기 실적을 노린 장기보험 판매 경쟁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공동협약은 보험사들이 무분별한 장기보험 영업경쟁을 자제하고 자산·부채 듀레이션 자체 점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는다.
금감원은 협약 이후 보험사들의 듀레이션 현황과 추이를 월별로 점검하고, 이행방안 확정 전까지 듀레이션 불균형이 심화하지 않도록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일부 회사가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해 장기상품 출혈 경쟁을 벌인다거나 리스크 관리에 소홀할 수 있다"며 "그때까지 취약사를 밀착 관리하는 한편 업계 건전 경쟁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일부 회사가 출혈을 감수하고 영업을 시작하면 다른 회사들은 쫓아갈 수밖에 없다"며 "MOU를 체결하면 시장이 안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향후 자산·부채 듀레이션 규제 도입도 추진한다. 자산과 부채 만기의 불일치가 금리 변동 때마다 보험사 건전성 악화를 초래하는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보험사에 허용되는 듀레이션 갭을 관리지침으로 설정하거나 경영실태평가 항목에 자산·부채 관리 지표를 반영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 청년일보=성기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