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100대 기업에 재직 중인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이 1% 미만으로 '하늘의 별 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임원은 사내 및 사외이사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이하 임원)으로 한정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6만 1천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간 파악된 84만 9천406명보다 1만 1천670명 늘어난 숫자다. 이와 달리 미등기임원은 지난해 7천135명에서 올해 7천28명으로 감소했다.
직원은 늘고 임원 자리는 줄다 보니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중 임원은 올해 122.5대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100대 기업 직원 중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0.82%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술적인 확률로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오를 가능성은 1%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100대 기업 중에서도 회사별로 임원 승진 가능성은 천차만별이었다. 특히 'KB금융'은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6.2명으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임원 자리에 오를 기회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KB금융의 경우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 수는 142명인데 미등기임원은 23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코퍼레이션도 직원 13.4명(7.45%)당 임원 1명 수준으로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원 비율이 높은 편에 속했다. 이외 ▲키움증권(20.2명, 4.95%) ▲LX인터내셔널(21.2명, 4.72%) ▲SK가스(25.3명, 3.96%) ▲미래에셋증권(25.4명, 3.93%) ▲미래에셋생명(26.2명, 3.81%) ▲삼천리(28.1명, 3.56%) 순으로 직원 30명 미만 당 임원 1명 수준으로 조사됐다.
반면 미등기임원 숫자가 10명 이상 되는 기업 중에서는 '기업은행'이 임원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낮은 편에 속했다. 기업은행의 올 상반기 전체 직원 수는 1만 3천532명인데 미등기임원은 12명으로 직원 1천127.7명당 임원 1명꼴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적인 유통 업체 중 한 곳인 이마트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은 2만 3천660명인데 미등기임원은 31명으로, 직원 763.2명 당 임원 1명꼴이었다.
업종별로도 임원 한 명당 관리하는 직원 수도 큰 편차를 보였다.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올해 직원 38.9명당 1명꼴로 임원 자리에 비교적 많이 올라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무역(53.7명) ▲보험(75.8명) ▲석유화학(76.1명) ▲식품(97.3명) ▲건설(98.1명) 업종 등도 직원 100명 미만 중에서 임원이 활약하고 있다.
유통 분야는 직원 330.5명당 한 명 정도만 임원 명패를 단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의 특성상 매장 직원이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일반 직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를 수 있는 가능성 역시 상대적으로 다소 낮았다.
재계를 대표하는 주요 4대 기업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도 달랐다. 미등기임원이 많은 기업 순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지난해 110.3명→올해 117명) ▲현대자동차(143명→151.6명) ▲LG전자(116.1명→116.2명) ▲SK하이닉스(163.9명→165.6명)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100대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숫자가 가장 많았다.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올해 파악된 미등기임원은 1천107명으로, 사내이사 3명까지 합치면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1천110명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1명당 직원 숫자는 117명으로, 지난해(110.3명)보다 소폭 늘었다. 임원 승진 확률은 0.85% 수준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향후 정년 65세 연장이 현실로 이어지면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과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임원 자리를 지금보다 더 축소하고, 핵심 직무 중심의 인력구조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반 직원도 임원 승진 경쟁보다는 전문 분야 역량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중장기 생존 전략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