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규모 환매 중단과 원금 손실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절반 정도가 은행에서 판매돼 일반적인 사모펀드에 비해 은행 판매 비중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은행이 손실위험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은행의 불완전판매가 인정될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환매 중단 모(母)펀드에 투자한 총 173개의 자(子)펀드 수탁고 1조6679억원 가운데 작년 말 기준 은행이 판매한 금액은 8146억원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한다.
법인을 제외한 개인 투자자로 범위를 좁혀 보면 전체 수탁고 9943억원 중 은행에서 판매한 금액이 5778억원으로 58%에 달해 은행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
판매사별로는 우리은행이 3천577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판매했고, 신한금투가 3248억원, 신한은행이 2천769억원을 판매했다. 세 곳의 판매액을 더하면 전체의 64%에 달한다.
이 같은 비중은 전체 사모펀드의 은행 판매 비중과 비교해 8배 가까이 큰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체 사모펀드의 판매 잔액 407조원 중 은행의 판매 잔액은 25조원으로 6.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에서 가입한 고객은 계좌당 가입 금액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가입한 개인 투자자의 계좌 수는 총 4035개인데, 이 가운데 은행 판매분은 2663개로 66%에 해당한다.
개인 투자자의 계좌 1개당 평균 투자금은 전체적으로는 2억5000만원이었고, 은행을 통해 가입한 투자자는 평균 2억2천만원, 증권사를 통해 가입한 투자자는 평균 3억원이었다.
은행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예금과 적금을 주로 취급하는 만큼 펀드를 판매할 때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대규모 투자 손실이 발생한 DLF 사태 당시에도 은행이 고위험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일부 사례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불완전판매로 인정됐다.
은행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가입한 일부 투자자들은 손실 위험을 설명받지 못한 채 투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청년일보=길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