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AXA손해보험 종로 콜센터가 근무자 간격 벌리기 같은 당국의 콜센터 근무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내부 직원의 고발이 나왔다.
AXA손보 종로센터 근무자로 현재 자가 격리 중이라고 스스로 밝힌 A씨는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서울시가 제시한 콜센터 근무지침이 철저히 지켜졌다는 본사의 설명은 운영 실상과 다르다”고 말했다.
A씨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행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직장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실명과 함께 AXA 콜센터 직원임을 보여주는 자료를 취재진에 공개했다.
앞서 이날 오전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5층과 11층에 입주한 AXA손보 콜센터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2개층 근무자와 최근 퇴사자 등 117명이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구로 에이스생명 콜센터와 중구 KB생명 전화영업점에 이어 또다시 보험사 전화영업 현장에서 집단감염이 재발할지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A씨가 전한 AXA손보 종로센터의 상황은 그러한 우려를 키운다.
A씨에 따르면 전화영업점인 종로센터는 구로구 에이스생명보험 콜센터에서 대형 집단감염이 발생한 후 근무자 간격을 한 칸씩 띄워 지그재그로 배치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정부가 대응 수준을 ‘생활 방역’으로 전환한 뒤에는 이전 방식으로 회귀했다.
또 직원 사이 분리벽도 업계의 다른 콜센터에 설치한 것과 같이 근무자의 3면을 완전히 감싼 형태가 아니라 얼굴 부분만 가리는 판을 세웠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도 지침과 달리 필수로 운영하지 않고 미착용을 묵인했으며, 재택근무도 모두 출근 근무로 전환했다고 A씨는 진술했다.
특히 아침에는 좁은 회의실에 센터 직원 수 십 명을 소집해 조회를 강행, 전파 위험을 부채질했다는 게 A씨의 증언이다.
A씨는 “지난달 초부터 직원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근무해 당장 전염병이 창궐해도 이상하지 않을 근무환경으로 돌아갔다”며 “이는 영업 실적에 급급해 감염 위험을 초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실태가 이러한데도 본사가 언론을 향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게 했다'거나 '거리를 뒀다'는 둥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책임을 회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고발에 대해 AXA손보 본사는 좌석 배치 등이 달라지긴 했지만 콜센터 근무지침은 충족했다고 해명했다.
AXA손보 관계자는 “띄어 앉기를 하지 않아도 근무자간 거리가 최소기준인 1m를 유지하도록 모든 센터에 요구했고 그대로 지켜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근무자가 방역대책이 미흡하다고 개인적으로 느꼈을 수는 있지만, 회사는 ‘아프면 쉬기’나 ‘근무자간 간격 유지’ 등 예방수칙을 전 센터에 일관되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정재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