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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위기와 반향(反響) (中)] 영원한 위기인가…대중화와 학문융합

청년 예비 연구인, "사회적 인정 받을 수 있는 실질적 지원방안 필요”

 

끝나지 않는 '인문학의 위기' 한복판에 학계의 청년 예비 연구인들이 내몰리고 있다. 제도적 차원의 지원이 무색한 상황에서 청년일보는 위기에 직면한 청년들을 만났다. 인문학 고사의 위기 속에서 생존을 위한 투쟁 아닌 투쟁의 장에서 학문에 대한 열정을 담아 헌신하고 있는 그들의 제언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고사 위기의 인문학..."친구와의 만남도 사치"

(中) 영원한 위기인가…대중화와 학문융합

(下) "생존을 위한 투쟁의 장"...자조와 애석함의 향연

 

【 청년일보 】인문학의 위기 속에 정부와 학계의 지원은 무색해지고 있다. 자구책을 찾기 위한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 속에서 대중의 관심이라는 임계점을 만나며 진리의 탐구라는 학문 본연의 목적은 퇴색하기도 한다.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청년 예비 연구인들은 그들만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며 인문학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본적인 연구 환경 보장', '사회적 인정' 기회 필요...'대중화', '학문융합' 의견도

 

청년 예비 연구인들은 '인문학의 위기' 현상에 대한 분석, 비판에 이어 인문학 위기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해결 방안도 제시했다. 

 

D(32, 철학 전공)씨는 최근 학계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인문학의 대중화'에 관해 "단순한 현상 제시가 아닌 '왜?'를 묻는 것이 바로 인문학의 존재 이유이자 책임"이라면서 "전문적인 학문 탐구를 유지하면서도 '왜?'라는 질문에 대한 가능한 해답을 쉽게 풀어서 제시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의 대중화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일본의 '번역국'과 같은 국가 기관을 설립해 인문학 연구인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고용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단체를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19세기말 메이지 유신 시대부터 정부 차원의 '번역국'을 두고 다양한 고전을 번역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A(27, 중문계열 전공)씨는 '인문학의 대중화'를 강화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인문학이 조금 더 대중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존재한다"면서 "대중성을 위시해 관심을 이끌고, 인문학의 영역으로 대중에 관심을 환기시켜 정부나 민간 지원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B씨 역시 "사람들의 삶에 인문학이 어떻게 스며들 수 있는 것인지를 고민하고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F(28, 어문계열 전공)씨는 인문학의 대중화와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지나친 인문학의 교양화는 인문학을 소비주의에 종속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물론 인문학의 폐쇄적 편향도 엘리트주의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청년 예비 연구인들에 대한 지원 방안은 자생력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면서 "예를 들어 학부생 상대의 지도, 강의,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멘토링을 '봉사' 차원이 아닌 '직업적 사명감'을 가지고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의 지원책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청년 예비 연구인 C(28, 독문계열 전공)씨는 "순수 인문학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며 "인문학 학문 전체가 사양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학문과의 적극적인 융합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과 사회에 대한 힘' 가지는 인문학을 포기해서는 안돼

 

그렇다면 청년 인문학 예비 연구인들은 이와 같은 현실과 어려움 속에서 왜 인문학 연구자가 되기 위한 고군분투를 지속하고 있을까. 

 

D씨는 이에 대한 질문에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다양한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인문학의 매력"이라면서 "그것은 달리 말하자면 '자신과 자신의 사회에 대한 끝없는 반성'"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반성 없는 사회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역설하며 인문학과 인문학 연구자의 사회적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또한 F씨는 "이 순간 모든 사회적, 개인적 활동은 개인의 시간과 경험에 기인하고 있다"며 "소위 '안물안궁'(안 물어보았고, 안 궁금하다)과 같은 신조어는 사실 인간 사이의 의사소통마저도 '효율성'으로 종속되어 가는 슬픈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문학은 경제적 효율성과 생산성이 제1의 가치인 사회에 '인간적 따뜻함'을 보완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학문"이라고 강변했다.

 

청년일보가 만나본 청년 인문학 예비 연구인들은 각기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원인을 지적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또한 그들은 하나 같이 거대한 '사회적 명예'나 '금전적 지원' 등을 주장하지 않았다.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인문학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학문에 대한 열정'을 꼽았다. 청년 예비 연구인 중 한 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문에 대한 열정이 모두 깎여 사라지기 전에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만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는 간절한 소회를 밝혔다.

 

"반성 없는 사람에게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없듯이, (인문학과의) 성찰 없는 사회에서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다" 청년 인문학 예비 연구인들이 공통되게 주장한 자기 가치의 증명이자, 그들이 제시한 인문학의 변(變)이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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