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으로써 공간은 주거에서 휴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 제공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합적 역할 수행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공간 기능도 전시나 공연에서부터 취업과 창업지원까지 기능을 확대해 복합 문화공간으로 기능하는 추세다. 청년일보는 청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써의 청년문화공간들을 살펴보았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공간제공에서 취업지원까지"...생활 지원 공간
(中) "청년 유입 활성화"…청년과 지역의 상생 도모
(下) "공연의 장에서 소통까지"...복합 문화 공간 진화
【 청년일보 】 빠르게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역은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역소멸 위기는 점점 앞당겨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광역시에서도 인구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제4기 인구정책TF 주요 분야 및 논의방향'에 따르면 현재 한국은 OECD 국가 중 지역 간 인구 격차가 네 번째로 높고 인구감소지역 비율도 19.6%로 OECD 평균인 10.7%를 상회한다.
이는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에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고 주거·문화·교육·의료 등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제공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지역 청년이 머무르는 공간...타지역 유출 방지
경기도는 타 지역에 비해 인구감소가 다소 느리게 진행된다. 하지만 국가적인 감소 추세를 벗어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많은 청년은 서울에 직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보다 낮은 집값을 위해 이곳에 정착하고 있다. 여건이 된다면 언제든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생활 또한 서울에서 해소하는 경향이 높다. 청년들이 거주지 인근에서 문화 활동을 하고, 일자리도 얻을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시흥시에 자리한 '청년협업마을'은 청년들이 다양한 창업·창작 활동을 실험하고, 협업으로 자립해 나갈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성장단계에 있는 청년들에게 적합한 공간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개관했다.
청년협업마을은 시민이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시흥ABC행복학습타운 안에 있다. 총 14개 구역으로 형성된 타운 안에서 7구역부터 12구역까지가 청년협업마을이다.
이 중에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와서 사용 가능한 공간도 있지만, 일부는 청년협업마을에 입주한 청년기업만이 사용할 수 있다.
입주기업을 위한 사무실도 임대하고 있는데 인근 시세보다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심사를 통해 입주기업을 선정하고 있으며 사업자등록을 마친 청년이 대표인 기업만이 입주 대상이다. 만 39세 이하를 청년으로 규정한다.
이지예 시흥시 청년청소년과 주무관은 청년일보와의 통화에서 "16년도 개관 이래 많은 청년기업이 이곳에서 꿈을 찾아 나갔다. 입주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 많아 공간이 비는 경우가 없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협업마을은 청년기업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를 위해 청년기업이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공구와 기계 등을 청년협업마을이 보유해 자유롭게 사용하게 한다. 서울에 가야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 안에서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청년과 지역의 교류 활성화...공간 기능의 확대
청년협업마을의 또 다른 설립 목적은 청년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지역경제 활성화·문화 융성 등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지역재생에 이바지하고자 함이다. 이를 위해 지역재생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청년·시민 교류 기회를 마련한다.
이지예 주무관은 "입주기업을 선정할 때 지역과 어떻게 동반 성장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곳에 가점을 부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잠시 주춤했던 지역 연계 활동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9월에는 시흥에 거주하거나 이곳에서 활동하는 청년으로 구성된 '흥플러'가 '시흥'·'청년'·'소통'·'환경'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흥청년축제'를 기획하기도 했다.
흥플러는 '재미있는 시흥시를 만들기 위한 재미있는 청년들'로 이름처럼 청년이 주도해서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 주무관은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해 문화 활동을 하는 청년동아리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들이 기획한 활동을 통해 지역이 활성화되고 지역과 청년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청년들이 지역 정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모집한 청년정책협의체는 청년이 직접 청년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제안하는 프로그램이다. 청년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발굴해야 지역에서도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