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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전출에 희망퇴직까지"···카카오 크루유니온, 김범수 의장 사과 촉구

크루유니온 "고용 불안·경영 실패 대해 사과하라"
카카오 "열린 자세로 성실히 협의 이어 나갈 것"

 

【청년일보】 국내 IT 대기업인 카카오의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 상당수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사업 재편과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과 권고사직·희망퇴직·회사분할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 경영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계열사 경영실적 '빨간불'···사측,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단행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1천406억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138억원), 카카오브레인(518억원) 등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경우 인공지능(AI) 기반 물류와 고객센터, 종합 업무 솔루션 등 여러 서비스를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폭이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크게 확대됐다. 

 

이에 카카오는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환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경우 지난달 17일부터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타 계열사 전출과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받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0년 이상 연차 직원들에게 이·전직을 권하는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NCP)을 가동했다. 경영난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이 희망퇴직을 추진하자 결국, 카카오노조가 고용불안을 느껴 경영진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카카오 손자회사이자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엑스엘게임즈 역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올 초 출시한 모바일 게임 '아키에이지 워' 흥행으로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PC 게임 아키에이지의 적자 규모가 지속 늘어나자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회사는 최근 아키에이지 개발팀에 희망퇴직자 및 전환배치 신청을 공지했고 지난주까지 신청을 받았다.

 

주요 계열사 직원들이 고용불안에 대한 경영진의 사과와 대화를 요구했지만 사측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카카오노조는 지난달에 이어 이날 2차 단체집회를 단행했다.

 

 

"일방적 리더십, 탐욕, 불통 규탄한다"···크루유니온, 2차 집회 행동 진행

 

앞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 크루유니온(이하 크루유니온)은 지난달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고용 안정, 경영 실패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1차 집회를 열었다. 당시 김범수 의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집회에 아무런 대응이 없자 크루유니온 구성원은 이날 판교역 광장에서 '무책임 경영 규탄,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2차 행동, 크루들의 행진' 추가 집회를 진행하고 행진에 나섰다. 집회 참석 인원은 200여명 안팎이었다. 

 

행진하기에 앞서 서승욱 카카오 지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회사의 사회적 약속, 실적, 주가와 대표의 보수는 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무책임 경영의 실상이다"고 비판했다. 

 

서 지회장은 기업 실적 악화에 책임을 지고 지난 5월 자진 사임한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된 걸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계열사 이동, 이직, 희망퇴직으로 내몰리고 있음에도 사과 한마디 없었다. 이것이 바로 카카오 회전문 인사의 실상이다"면서 "크루들은 원인도 모른 채 실패의 굴레를 쓰고 회사를 떠나는 현실이다"고 언급했다.

 

노조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이전 경영진에 대한 감사를 사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모두발언을 마친 서 지회장은 '일방적 리더십, 탐욕, 불통'이란 문구가 적힌 박스를 밟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후 크루유니온 구성원들은 책임, 소통, 사과 문구가 적힌 하얀 우산을 쓰고 카카오 판교 아지트부터 시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엑스엘 게임즈,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있는 H스퀘어 빌딩까지 약 1시간 행진을 이어갔다.

 

행진 중에 경영진들을 향한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또한 가수 김범수의 '제발', '보고싶다' 등 김범수 의장을 향한 노래들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마지막 종착지인 H스퀘어 빌딩에서 오치문 카카오노조 수석부지회장은 "1차 집회에서 항의서한을 전달했으나 회사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들려온 소식은 김 의장이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을 맡는다는 것과 브라이언 펠로우를 모집한다는 것이었다"고 언급했다.

 

오 수석부지회장은 "외부 이미지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에 참담함을 감출 수가 없다. 이래도 되는 것이냐"면서 "김 의장은 크루들 앞에 나타나 책임진다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련의 내용들과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청년일보에 "열린 자세로 성실히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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