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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줄이고" 재활용은 "늘리고"…식품업계, 친환경 포장 도입에 '속도'

친환경 포장 시장 연평균 6.5% 성장…국내·외 규제 강화
플라스틱 줄이는 식품업계…완충재·용기 등 종이로 변경
비닐 포장에 잉크 사용 최소화…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재활용 비율 증대…교촌치·신세계푸드 신소재 개발 추진

 

【 청년일보 】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ESG경영에 대한 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소비자가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기업을 선호하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데이터 분석 업체 닐슨은 기업이 추진하는 ESG 활동의 실질성과 성과를 예의주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기업도 활동의 성과를 입증할 필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 글자를 결합한 단어로, 지속가능한 환경과 사회를 위한 기업의 활동을 말한다. 


특히, 식품업계에서 눈에 띄는 ESG 활동 중 하나는 지속가능한 환경 조성을 위한 친환경 포장 도입이다. 특히, 환경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와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친환경 포장 도입은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 친환경 포장 시장 연평균 6.5% 성장…국내·외 규제 강화


글로벌 시장 분석 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가 발표한 '2023 글로벌 리포트'에 따르면 친환경 포장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친환경 포장 시장 규모는 약 3천67억 달러로 추산되며, 향후 2030년까지 연평균 6.5%의 성장률을 보일 것을 전망된다. 


친환경 포장 시장의 성장에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가치 소비 트렌드가 기업의 친환경 포장 도입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는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유럽연합(EU) 집행위는 '포장 및 포장재폐기물지침'을 '규정'으로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EU에서 정한 '지침'은 이행을 위해 각 회원국의 국내법 전환이 필요하지만, '규정'은 국내법 전환 없이 모든 회원국에 직접 적용된다.


규정이 시행되면 오는 2030년부터 EU 내 식당, 카페, 유통업체, 호텔 등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과 포장 용기가 제한된다. 더불어 EU 내 유통되는 모든 포장재는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생산돼야 한다. 


국내에선 내년 1월 1일부터 '자원순환기본법'을 전면 개정한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이 시행된다. 이 법은 생산·유통·소비 등 전 과정에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폐기물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제품의 원료를 생산하는 사업자는 천연자원보다 순환원료의 사용을 높여야 하며, 제품을 생산·수입하는 사업자는 제품의 재질·구조 등을 개선해 제품·원료·재료·용기가 폐기물이 되는 걸 억제해야 한다. 


또한, 유통 사업자는 유통과정에서 자원을 절약하고 유통포장재(수송 목적 포장재) 폐기물을 최소화해야 한다. 


더불어 모든 사업자는 발생된 폐기물을 스스로 순환이용하거나 폐기물을 분리 배출하는 방법으로 순환이용을 용이하게 하고, 폐기물 발생 억제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 플라스틱 줄이는 식품업계…완충재·용기 종이로 변경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및 사회 전반의 요구 증가는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이 많았던 식품업계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플라스틱 사용 절감과 친환경 비닐 적용이다. 포장을 위한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이 많았던 식품업계가 불필요한 포장은 없애고, 꼭 필요한 포장엔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고, 롯데제과에서 사명을 변경한 롯데웰푸드는 제과 및 빙과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트레이 줄이기에 나섰다. 오는 2025년까지 2020년 대비 플라스틱 포장재를 815톤(t) 감축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롯데웰푸드는 다과 포장에서 많이 사용되던 플라스틱 재질의 완충재와 용기를 종이로 변경하고 있다. 


현재 적용 제품은 카스타드·엄마손파이·칸쵸 등이며,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이를 통해 연간 약 600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했다. 롯데웰푸드는 향후 적용 상품을 꾸준히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롯데웰푸드는 지난 15일 컵 형태의 '나뚜루' 아이스크림과 함께 제공하던 플라스틱 스푼을 자작나무 재질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연간 5톤가량의 플라스틱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에 따르면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플라스틱 포장재 저감을 기업의 목표로 설정했다"면서 "지속가능한 환경 조성이라는 경영 방침 아래 플라스틱 저감 품목을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비닐포장에 잉크 사용 최소화…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더불어 롯데웰푸드는 지난 3월 칙촉에 이어 카스타드에도 '플렉소' 방식 인쇄 설비로 제조한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해 대대적인 친환경 포장재 도입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 국가 공인 녹색인증 기술인 플렉소 인쇄 방식은 유성잉크 대신 수성잉크를 사용해 안정성이 높고, 잉크와 유해화학물질인 유기용제 사용량이 기존 대비 50%가량 적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약 65% 절감 가능하다. 


롯데웰푸드는 순차적으로 몽쉘·빈츠·하비스트·야채크래커 등 대표 제품의 낱개 속포장재와 꼬깔콘 외포장재 등에 플렉소 인쇄 방식을 적용해 잉크 및 유기용제양을 기존 대비 연간 약 100톤가량 줄인다는 계획이다. 


동서식품 역시 지난 3월부터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녹색기술을 인증받은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녹색기술은 사회·경제 전 과정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온실가스·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기존 인스턴트 커피 포장재는 1차로 전면에 흰색 잉크를 입힌 후, 그 위에 색소 잉크로 다시 한번 인쇄하는 방식이었다"면서 "이번에 도입된 친환경 포장재는 1차에 사용하는 흰색 잉크를 생략해 환경 오염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포장재 교체로 인해 연간 잉크 사용량을 기존 대비 약 50%, 잔류용제는 약 99%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오염도를 측정하는 한 연구소 관계자는 "친환경 비닐 도입은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기업들의 변화가 대기 오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재활용 비율 증대…신소재 개발 추진


재생지를 사용한 친환경 포장에서 나아가 재활용지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30일 교촌치킨은 충주시에 자회사인 친환경 포장재 기업 '케이앤엘팩(K&L PACK)'의 공장 건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친환경포장재 비즈니스까지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환경정책과 고객 인식의 빠른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친환경 포장재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케이엔엘팩은 종이 보냉 파우치, 종이 완충재 등을 제작해 납품하는 회사다. 내년 3분기 완공 예정인 공장에 효율적인 생산 인프라와 물류시스템을 확보해, 향후 5년 내 친환경 포장재 강소기업으로 도약하는 걸 목표로 한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지금도 교촌치킨은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친환경 포장재도 사용 후 폐기되는 비율이 높기에 근본적인 리사이클링을 위해 사용 후 새활용 원료로 전환이 가능한 신소재 포장재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케이앤엘팩 공장 완공으로 교촌치킨에 신소재 친환경 포장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향후 다른 기업에도 우수한 친환경 소재를 공급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푸드 역시 친환경 종이 소재를 활용한 포장과 용기 개발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1월 신세계푸드는 한솔제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협약을 시작으로 친환경 종이 소재 포장재 및 용기 개발을 위해 전문 연구장비 구축과 R&D 인프라 교류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협약 이전인 지난 2018년부터 자연 분해되는 바나나 포장재를 개발한 바 있다. 또한 생분해 필름과 물을 사용한 친환경 아이스팩도 일찍이 도입했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냉동 케이크 포장용 플라스틱 용기와 띠지 대신 종이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케이크 패키지'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친환경 패키지를 통해 기존 대비 포장용 플라스틱을 연 17톤(t)가량 절감할 수 있었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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