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고물가·고금리 여파 및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최근 재계 안팎에선 희망퇴직 및 사업부 매각을 단행하는 등 구조조정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부터 비상경영 모드에 돌입한 SK이노베이션 핵심 자회사 SK온이 2021년 10월 출범 이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SK온은 지난 9월말 전 직원에게 희망퇴직 관련 공지 내용을 전달했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는 지난해 11월 이전 입사자로, SK온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6개월간 연봉의 50%와 단기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SK온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성장세 둔화에 대응해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통업계에서도 희망퇴직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G마켓은 지난달 27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신청 대상은 근속 2년 이상 정규직 사원으로, 대상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특별 위로금으로 월 급여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을 지급한다.
또한 전문 위탁기관을 통해 재취업과 창업 등을 지원한다. 희망퇴직이 승인된 직원은 최대 2개월의 무급휴직도 신청할 수 있다.
G마켓이 지난 2021년 신세계그룹 계열로 편입된 이래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마켓은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체질개선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달 27일부로 희망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회사는 퇴직자 대상으로 통상임금 32개월분, 재취업 지원금 2천만원, 자녀 학자금 최대 3천만원 등의 금전적 보상을 지원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 6월 롯데면세점이 선언한 비상경영 체제 돌입의 일환이다. 당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는 ▲고강도 사업부 구조개선 ▲조직 슬림화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 등을 골자로 한 임직원 대상 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 삼성·LG 등 주요 기업들은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도 나섰다.
우선 삼성SDI는 지난달 전자재료 사업부의 편광필름사업을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1조1천210억원에 양도했다. 양도 대상은 청주·수원사업장의 편광필름 제조 및 판매 등 사업 일체와 중국 우시법인 지분 전량이다. 향후 관계 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매각을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향후 전자재료 사업부는 반도체 소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배터리 소재 부문에 집중해 지속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제고하고 배터리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액정표시장치(LCD) 등 IT 제품에 쓰이는 편광필름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수익성이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전방 IT 수요 부진이 맞물리면서 최근 국내 업체들은 잇따라 편광필름 사업을 정리하는 추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말 이사회 승인을 거쳐 중국 광저우 대형 LCD 패널 및 모듈 공장 지분을 중국 TCL그룹의 자회사인 CSOT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매 대금은 108억위안(한화 약 2조300억원)이며 처분 예정일자는 오는 2025년 3월 31일이다.
광저우 대형 LCD 패널 공장은 LG디스플레이가 70%(본사 51%, 중국 소재 자회사 19%), 중국 광저우개발구가 20%, 스카이워스가 10%의 비율로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수년간 차별화 여지가 크지 않고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커 경쟁력이 약화된 대형 LCD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지속 추진해 왔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지분 매각의 목적을 "대형 LCD 생산법인 지분 매각을 통한 OLED 사업 중심으로의 사업 구조개선"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