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후보,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 이호성 하나은행장 후보. [사진=각 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0/art_17342651703953_ca6119.png)
【 청년일보 】 주요 은행장들이 대부분 교체되는 등 금융지주들이 파격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한마디로 '영업통 중시'와 '세대교체'로 요약할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 4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의 정상혁 은행장만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반면 KB국민·하나·우리은행은 새로운 행장이 내정됐다. 최근 리딩뱅크에 오른 정상혁 은행장만이 살아난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하나·우리은행은 각각 이환주(60) KB라이프생명보험 사장, 이호성(60) 하나카드 사장, 정진완(56)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4대 은행 중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제외한 은행 수장이 모두 교체되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CEO를 은행장에 앉히며 검증된 영업력을 기반으로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금융지주에서 재무총괄임원(CFO)을 거친 이환주 후보는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 시절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요양사업 진출 등의 신시장 개척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은행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으로 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쌓은 정진완 후보를 기용하며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정 후보는 공급망 관리와 금융 서비스를 연계한 디지털 공급망 플랫폼 ‘원비즈플라자’의 기틀을 닦은 인물이다.
하나은행 역시 하나카드 사장 시절 ‘트래블로그’를 흥행시킨 이호성 후보를 차기 은행장으로 낙점하면서 영업통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호성 행장 후보는 하나은행 입행 후 지점장, 영업본부장, 총괄그룹장 등 영업 현장만 거친 하나은행 내 '야전사령관'으로 꼽힌다. 지난 30년간 영업 현장에서 근무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은행계 카드사 순위 중 하나카드를 만년 4위에서 3위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앞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이 후보자의 영업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그룹의 우수사원 1호'라고 칭찬한 일화는 유명하다. 40여년간 영업 현장을 누빈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수익성 개선과 지속적 성장을 위해 현장 출신을 낙점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0/art_17342655852306_1a05cf.jpg)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은행장 교체 바람 속에서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카드와 증권 등 9개 자회사 CEO를 바꾸는 고강도 쇄신을 단행했지만 정 행장을 재선임하며 안정적 리더십을 주문했다. 현장에서 근무할 당시 '영업의 신'으로 인정받았던 정 행장은 취임 이후 영업력 강화 전략을 펼쳐 리딩뱅크 지위를 되찾았다.
신한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3조1천28억원을 기록해 2위 하나은행(2조7천808억원), 3위 KB국민은행(2조6천179억원)을 여유있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4분기 중 큰 변수가 없는 한 2018년 이후 6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이 유력해 보인다.
이처럼 신한은행이 리딩뱅크에 재등극한 부분이 정상혁 은행장 연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는 "정 행장은 견조한 자산성장과 비이자이익 증대 및 글로벌 성장 등 우수한 경영성과를 시현했으며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와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다양한 혁신을 주도하며 조직을 쇄신했다"며 "중장기 관점의 전략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임기 2년의 연임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개선이 전폭적인 신뢰로 연결된 부분이 있어 정상혁 행장의 연임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타 은행들은 영업이 중요하다 보니 현장 영업 경험과 경영관리 능력을 겸비한 인물을 선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