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신한카드가 문동권 대표이사 연임 실패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신한카드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문 대표이사의 연임 불발이 지부 및 은행 출신이 아닌 내부 인사였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조는 문 대표이사의 연임 불발에 대해 이는 신한금융지주의 지나친 경영 간섭이자, 자율 경영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규탄하고 있다.
23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지주가 자회사 대표이사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신한카드 노조는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의 연임 실패를 두고 내부 출신 차별 인사라며 반발, 지주 본사 앞에서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박원학 신한카드 노조지부장은 "이번 (자회사 대표)인사에서 지주 계열사 CEO 중 유일하게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만 연임에 실패했다"면서 "이를 두고 회사 내부에서는 (문 대표이사가) 내부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이사는 역대 신한카드 최고경영자(CEO) 중 은행과 지주 출신이 아닌 카드 내부 인물로, 지난 2023년 1월 선임된 바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문 대표이사는 지난 2022년 12월 신한카드 노조가 지주나 은행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아닌 전문성을 보유한 카드 내부 출신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달라는 입장을 수용, 선임됐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노조에 따르면 당시 문 대표이사의 선임에 대해 내부에서는 매우 고무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카드업계 일각에서도 문 대표는 2년간의 재임기간 동안 안정적인 경영을 이끌어왔따는 점에서 연임이 유력할 것이란 분석이 적지않았다.
카드업계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한카드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셈이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3천793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또한 신한카드의 통합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지난 2022년 말 기준 1천59만명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천204만 명으로 약 13.7% 늘었다.
아울러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3억 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호주달러 채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이에 신한카드 노조는 문 대표이사의 임기 중 양호한 성과에도 불구 신한금융지주가 그를 연임시키지 않았다는 점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내부 출신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되레 역차별을 받았다며 문 대표에 대한 인사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문 대표에 대한) 인사 조치는 신한카드의 경영 독립성을 침해하고, 지주 계열사의 자율적인 경영권을 약화시키는 사례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는 현재 지주가 신한카드의 임원수를 축소하라며 강요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즉 임원 수 축소 강요가 일시적이라해도 장기적 관점에서 볼때 조직 축소와 직원 감축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셈이다.
박 지부장은 "지주의 압박은 결국 신한카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 마저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노조는 집회 시위를 통해 지주측에 자회사 독립 경영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한편 공정한 인사 및 경영 방침 개선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신한금융지주측은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정당한 권한을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신한카드의 경우 내부 출신의 대표이사들이 연이어 선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회사의)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권한은 지주사에 있는 만큼 정당하게 행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한금융지주 계열의 한 임원은 "신한카드의 경우 주력 상품이던 더 모아카드에서 매달 큰 적자가 야기되고 있는 등 마케팅 및 전략에서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이에 대한 책임이 대표이사 연임의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 신한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