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1 (금)

  • 맑음동두천 -9.0℃
  • 맑음강릉 -3.4℃
  • 맑음서울 -6.3℃
  • 구름조금대전 -5.8℃
  • 구름많음대구 -2.9℃
  • 흐림울산 -2.8℃
  • 구름많음광주 -2.6℃
  • 구름많음부산 -1.6℃
  • 구름많음고창 -4.3℃
  • 구름많음제주 2.6℃
  • 맑음강화 -5.9℃
  • 맑음보은 -6.5℃
  • 흐림금산 -5.5℃
  • 흐림강진군 -1.1℃
  • 흐림경주시 -2.9℃
  • 구름많음거제 -1.4℃
기상청 제공

밸런타인데이도 '가성비'"…편의점 3社, 이색 협업 마케팅 '적중'

CU·GS25·세븐일레븐, 저가 상품 '불티'…"프리미엄 대신 개성 가득 콘텐츠로 승부"
전문가 "저가 기념일 상품 인기 현상은 대표적 불황형 소비…올해 트렌드 지속 전망"

 

【 청년일보 】 고물가가 지속되며 편의점업계에서도 가성비 밸런타인데이 상품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밸런타인데이에서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평소 대비 가격이 저렴한 기성품 위주의 선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수요는 전년은 물론 2~3년 전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실제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업체들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출 자체는 소폭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CU는 지속하는 소비 침체 속에 밸런타인데이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 폭을 보이며 기념일 가치 소비 트렌드가 뚜렷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CU가 밸런타인데이 시즌인 이달 8일부터 지난 14일까지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행사 상품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1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 장기화 등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올해 첫 편의점의 기념일 행사인 밸런타인데이는 2025년 소비심리 지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회사 측은 말했다.

 

이어 밸런타인데이 행사 매출이 상승했다는 것은 잠재적 소비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CU의 밸런타인데이의 연도별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0년 12.3%, 2021년 -22.8%, 2022년 54.5%, 2023년 33.8%, 2024년 2.0% 등의 흐름을 이어왔다.

 

특히, 올해 CU의 밸런타인데이 차별화 상품은 전년 대비 20.5% 더 판매되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다양한 굿즈로 실용성을 강조한 리락쿠마와 에버랜드 뿌직이&빠직이 캐릭터 상품들이 전체 차별화 상품 매출 중 55%의 비중을 차지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밸런타인데이 상품의 입지별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오피스가 27.0%, 유흥가 23.9%, 대학가 16.6%, 산업지대 15.0%, 지하철 11.9%로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높은 수요를 보였다.

 

또한, CU Npay카드, 카카오페이머니, 토스페이머니 등과 전개한 밸런타인데이 상품 할인 구매율은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48.8%를 기록했다. CU 측은 물가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각종 할인 혜택을 통한 알뜰 소비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CU가 올해 밸런타인데이 전체 상품의 가격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1만원 미만은 줄고 그 이상은 늘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인 1만원 미만 상품의 매출 비중은 올해 25.0%로 지난해 34.1% 대비 9.1%포인트(p) 감소한 반면, 1만원 이상~2만원 미만은 56.4%로 6.4%p 상승했고 높은 가격대인 2만원 이상은 18.6%로 2.7%p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념일을 맞아 초콜릿 외 캔디 17.5%, 젤리 15.7%, 디저트 13.1%, 양주 12.0%, 와인 11.8% 등의 품목 매출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올랐다.

 

한편, CU는 올해 밸런타인데이 마케팅 콘셉트를 해롭지 않는 귀여운 존재를 가리키는 말인 ‘무해력(무해한 존재가 주는 힘이라는 뜻으로 순수하고 귀여운 대상을 선호하는 현상)’으로 정하고 고객에게 행복감을 주는 상품을 다채롭게 내놓은 바 있다.

 

키링, 슬리퍼, 캐리어 등 인기 캐릭터의 실용적 굿즈를 담은 차별화 상품을 대폭 늘렸고 풍성한 제휴 할인 행사를 함께 선보이며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

 

 

GS25에서도 가성비 선물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GS25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판매된 밸런타인데이 상품 중 1만원 이하의 상품 매출 비중은 65%에 육박했다.

 

이중 젤리는 전년 동기 대비 35.4% 더 팔렸고, 초콜릿은 20.8%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이어 밸런타인데이 기획 세트가 15.7%, 캔디류가 14.5% 더 많이 판매됐다.

 

GS25 측은 고물가 등의 여파로 가격소구형 상품의 인기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올해 GS25는 이와 같은 추세를 예측하고 인기 지적 재산권(IP)과의 협업 제품을 주로 출시했다.

 

구체적으로 GS25는 ▲글로벌 젤리 브랜드 '하리보' ▲인기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아티스트 '매튜랜질' ▲캐릭터 '햄깅'과 '위키드' 등 다양한 소비자를 위한 차별화된 기획세트를 선보였다.

특히, 하리보 세트에는 냉장고 자석, 발 매트, 물컵, 스티커 등의 굿즈가 포함됐으며, 주술회전 세트에는 볼펜, 여권 지갑, 키링, 신발 액세서리 등이 동봉해 합리적인 가격대에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했다.

 

또한, 매튜랜질 세트는 앞치마, 타포린 매트, 에코백, 가방, 북커버 등 패션 굿즈로 구성됐으며, 햄깅과 위키드 세트는 인형 키링, 코스터, 머그컵을 포함시는 등 가격 대비 최상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 구성을 선택했다.

GS25는 고물가 현상을 감안해 진행한 하리보와 매튜랜질 밸런타인데이 기획세트 41종 40% 페이백(카카오페이 및 네이버페이 결제 시) 행사도 매출 견인에 도움이 된 것으로 봤다.

 

 

CU, GS25와 마찬가지로 세븐일레븐에서도 저가 상품에 대한 높은 수요가 많았다.

 

세븐일레븐 측에 따르면, 이번 밸런타인데이 상품 판매 기간 중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스테디셀러인 '페레로로쉐초콜릿'이었다.

 

이어 세븐일레븐이 교육 콘텐츠 크리에이터 '미미미누'와 협업해 선보인 '미미미누크런키6입', '미미미누크런키8입' 제품 등이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이외에 '랏소베어얼굴쿠션세트', '프리롱망스초콜릿' 등의 상품도 5위권 안에 들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 따라 저가형 상품들이 전년보다 강세를 보였으며, 나노 소비 트렌드에 따라 기획상품들의 경우 상품별로 매출이 특정 세대들에 편향된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가성비 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하고, 이번 밸런타인데이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담은 기획 상품들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프리미엄 상품 대신 폭넓은 연령층이 이용하는 편의점 채널의 특성을 고려해 밀레니얼부터 알파 세대까지 각각 선호하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밸런타인데이 상품 130여종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지난해 밸런타인데이 당시 캐리어, 렌즈 케이스, 뽀글이 가방 등 실용성이 있는 기획상품들이 높은 매출을 기록한 만큼 이번 밸런타인데이 상품 역시 실생활 활용도가 높으면서도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아이템들로 주요 상품을 꾸렸다.

앞서 언급된 콘텐츠 크리에이터 미미미누와의 협업 제품은 물론 2030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랏소베어' 협업 상품도 쿠션세트, 키링세트 등 다양한 유형으로 판매됐다.

 

랏소베어는 영화 '토이스토리3'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딸기향이 나는 곰인형이다.

 

세븐일레븐 측은 이 캐릭터가 친절하고 따뜻한 성격이라는 콘셉트와 달리 극 중반부터 악당의 모습을 보이는 입체적 캐릭터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주요 협업 캐릭터로 삼았다.

 

이처럼 세븐일레븐은 올해 작고 귀엽고 순수한 대상을 좋아하는 젊은 층의 무해력 트렌드를 적극 공략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다양한 기념일 관련 상품 판매 추이도 밸런타인데이와 유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씀씀이를 줄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타인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저가 선물 상품은 이른바 '불황형 소비'의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질 만큼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설 명절에서도 이러한 추세가 감지된 바 있는데, 명절 선물보다 비교적 가격대가 저렴한 밸런타인데이와 같은 기념일에도 가격대가 낮은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경제적 관점에서 위험한 신호"라며 "당분간 유통업계의 주요 상품들은 가성비 위주의 제품들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부연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관련기사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