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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관세 덕에 웃는다"…CJ제일제당·대상, '라이신 특수' 본격화

EU,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반덤핑 관세 본격 발효
CJ·대상, 유럽 시장 확대하며 수익성 회복 수혜
유럽 시장 가격경쟁력 확보로 점유율 확대 기대
생산기지 다변화·현지 전략 등이 매출 상승 견인
라이신 시장, 중장기 우상향 흐름에 기대감 커져

 

【 청년일보 】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식품·바이오 기업들의 실적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수요 회복세가 맞물리며, CJ제일제당과 대상 등은 수익성 중심의 사업전략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 EU, 중국 보조금·덤핑 문제로 5년간 제재…수출 활로 열린 한국산 제품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산 라이신에 대해 47.7%에서 최대 58.2%의 반덤핑 관세를 확정 부과한다고 공표했다. 관세는 지난 12일부터 적용됐으며, 효력은 5년간 유지된다.

 

이번 조치로 중국 메이화(Meihua)는 47.7%, 에펜(Eppen)은 58.2%의 개별 관세율을 적용받으며, 기타 중국 기업들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받는다.

 

주요 타깃은 중국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EU 시장을 잠식한 업체들로, EU는 이로 인해 경쟁 업체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시장 왜곡 요소가 명확한 만큼, 향후 5년 뒤 관세 연장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라이신은 동물 사료, 제약, 건강기능식품 등에 사용되는 필수 아미노산으로, 단가 변동이 기업의 수익에 직결되는 전략 소재로 평가 받는다.

 

2022년에는 중국 제품의 저가 공세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이번 조치로 CJ제일제당과 대상 등 중국 외 국가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들은 유럽 수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U 내 시장 점유율이 70~79%에 달하던 중국산 라이신이 제3국 제품으로 대체되는 흐름”이라며 “국내 기업 중에서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의 수혜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유럽 내 라이신 공급 점유율은 ▲인도네시아 5~9% ▲미국 5~8% ▲한국 4~8% ▲브라질 2~3% 수준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동물용 영양제로 분류된 라이신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6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유럽 시장 내 수요 확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 CJ제일제당, 고수익 제품 중심 재편…미국 생산기지 역할 확대 예정

 

CJ제일제당이 주력하는 바이오사업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속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회사는 바이오사업 중에서도 미생물·식물 기반 고기능 소재를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그린바이오는 바이오식품, 생물농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사료용 아미노산과 식품용 조미소재(핵산 등) 등이 주요 품목이다.

 

유럽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확보와 고수익 품목 비중 확대 전략이 맞물리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의 1분기 바이오사업부문 실적은 매출 8천954억원, 영업이익 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6% 감소했다. 전체 사업 중 바이오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다. 트립토판, 스페셜티 아미노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전년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함께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글로벌 아미노산 시장의 대표적인 품목인 라이신의 시황은 회복세에 접어들며 수익성 개선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라이신을 유럽 시장에 공급하고 있어, EU의 중국산 라이신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이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CJ제일제당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전 세계 11곳에 바이오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 톱티어 그린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공장은 현지 내수용으로 활용돼 수출 관세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 미국 아이오와 포트닷지 공장은 고수익 스페셜티 제품 확대를 위한 전략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유수의 기업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사업 시너지 모색 ▲고수익 ‘스페셜티 품목’ 중심 포트폴리오 지속 개편 ▲미국 아이오와 포트닷지 공장 역할 강화(관세 정책 대응 차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대상, 라이신 가격 급등에 생산 풀가동…1분기 가동률 106.3%

 

대상이 주력하는 바이오 소재사업도 라이신 가격 상승에 힘입어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생산과 수출 모두 활기를 띠며, 대상은 글로벌 고부가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상의 1분기 소재부문 매출은 4천281억원, 영업이익은 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1%, 60.2% 증가했다. 전체 매출 중 소재사업 비중은 37.9%에 달했다.

 

대상의 소재사업은 전분당 사업과 함께 라이신, 아르기닌, 트립토판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 사업으로 구성된다.

 

주요 품목인 라이신은 글로벌 시황 개선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대상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라이신 평균 판매단가는 2023년 2천9원에서 지난해 2천214원, 올해 1분기에는 2천701원으로 상승했다.

 

수요 증가에 대응해 전라북도 군산공장에서의 생산도 풀가동 상태로, 올 1분기 기준 공장 가동률은 106.3%를 기록했다.

 

대상은 60년 이상 축적한 바이오 기술력과 과거 라이신 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에 진출한 해외 법인과 현지 사무소를 활용해 글로벌 판매처를 넓히고 있으며, 특히 기존 EU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아시아 지역 수출을 강화하는 등 고가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기존 유럽 중심의 수출에서 벗어나 시장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 중”이라며 “글로벌 판매망을 바탕으로 라이신을 비롯한 고기능성 바이오 소재 분야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회복세 탄 라이신 시장…수익성 중심 재편

 

실제로 글로벌 아미노산 시장에서 라이신은 한동안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최근 들어 가격 회복과 수요 재조정이 맞물리며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료용 범용 아미노산으로 분류되던 라이신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춘 전략소재로 재조명되고 있으며, 주요 기업들은 기술력 고도화와 지역별 수출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신은 그간 가격 경쟁에 치우친 시장 구조로 인해 저마진 사업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공급 조정과 주요 수출국의 통상환경 변화가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수익 중심의 사업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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