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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SK하이닉스 노사, 성과급 두고 '동상이몽'...파업 가능성에 '전운'

현대차, 7년 연속 무분규 타결 달성 불확실…노조 "사측 의지에 달려"
"역대 실적에 분위기 절정인데"…SK하이닉스, 창사 이래 첫 파업 거론

 

【 청년일보 】 최근 국내 굴지의 자동차·반도체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SK하이닉스가 노조의 성과급 요구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양 노조는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두고 사측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며, 파업 전운이 감도는 기류다. 특히, SK하이닉스의 파업이 만약 현실화될 경우 창사 이래 첫 파업 사례가 되는 것으로 반도체 업계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20일 울산 현대차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152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노동쟁의(파업) 발생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오는 25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과반이 찬성하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달 13일까지 총 17차례에 걸친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 교섭을 이어왔지만, 입장차가 극명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현대차 노조는 성명을 통해 "사측은 교섭 초기부터 지금까지 '어렵다, 힘들다'를 되풀이하며 조합원들의 정당한 요구에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결렬 선언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월 기본급 14만1천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순이익 30% 성과급·상여금 900% 지급 ▲현재 60세인 정년을 64세로 연장 ▲주 4.5일제 도입 ▲퇴직금 누진제 도입 ▲통상임금 위로금 지급(조합원당 2천만원)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사측은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이 감소한 점을 들어 노조 측의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는 현 정부에서 시간을 두고 추진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선 2019년 이후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달성했던 노사가 7년 만에 그 기록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난 18일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단체교섭 결렬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몇 달간 성실한 교섭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사측은 양보와 희생만을 요구했다"면서 "7년 연속 무분규 타결은 결국 회사 의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회사가 많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노조의)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매년 임단협에서 파업 권한을 얻어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 스탠스를 취해왔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올해 임단협에서 성과급(PS) 지급 방식을 두고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팽팽한 대립 구도를 이어오고 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5월부터 성과급 지급률 문제로 총 10차례에 걸쳐 교섭했다. 사측은 지급률을 현행 1000%에서 1700%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달리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21년 사측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겠다고 한 만큼, 해당 금액 전체를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조는 파업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말 SK하이닉스 노조는 성명문을 통해 "회사는 기존에 제시했던 낮은 임금 인상안과 성과급 기준안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고수했다"면서 "어떤 조정 의지도, 타협 노력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0차 본교섭을 끝으로 2025년 임금교섭의 결렬을 공식 선언한다"면서 "지금부터 우리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강경 투쟁의 최종 국면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HBM 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앞으로도 호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갈등 국면은 방해가 될 수 있는 만큼,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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