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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 노조, 파업 결의 "게임업계 최초"… 파업 개시일은 '미정'

평균 2000만 원 인상안, 대부분 임직원 실제 인상액은 100만 원 단위 불과
노조, 16% 인상안 및 일시금 200만 원 제안… 사측, 평균 10% 인상안 고수
당장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은 낮은 상태… 노사 양측 모두 신중한 분위기

 

【 청년일보 】 최근 사측과의 연봉 협상이 결렬되면서 웹젠 노동조합 '웹젠위드'가 파업을 결의했다. 게임업체 노조가 파업을 결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웹젠위드)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파업 찬반 투표에서 92.78%의 득표율과 참여 조합원 중 3분의 2 이상 찬성(미투표자 포함)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다만, 웹젠 전 직원 541명 중 노조 가입원의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파업 개시 시기 등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웹젠위드에 따르면 지난 1월에 열린 2차 교섭에서 노조는 내부 설문을 통해 중위연봉 예상값 4739만 원을 토대로 사측에 연봉 1000만 원 일괄 인상을 요구했으나, 2월 진행한 3차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 측의 요구치와 차이가 큰 평균 10% 인상안을 제시했다. 사측이 제시한 10%는 약 480~500만 원 수준이라고 노조 측은 첨언했다.

 

이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 과정을 거쳐 노조 측은 평균 16% 인상 및 일시금 200만 원의 조정안을 내놓았으나 사측은 원안인 평균 10% 인상에 직원별 인사 평가 등급에 따라 B등급 이상일 경우 200만 원 보장이라는 추가 제안을 내놓는 데 그쳤다. 이에 노조는 사측과의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 평균 2000만 원 인상안, '평균의 함정'으로 실제 인상액은 100만 원 단위

 

지난해 3월 웹젠은 연봉과 인센티브, 전사 특별 성과급(200만 원)을 더해 1인당 평균 2000만 원의 연봉 인상안을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게임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특수로 높은 성과를 거두면서 넥슨을 시작으로 연봉을 대폭 인상하며 인재 확보에 집중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회사 측이 발표한 것과 임직원이 받은 금액의 차이가 매우 컸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업계 최고치인 '평균 2000만 원'을 인상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으나 실제 대부분의 임직원의 임금 인상은 100만 원 단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즉, '평균의 함정'으로 인해 소수의 임직원에게 성과가 몰리면서 대다수 직원들은 크게 반발했고 그 결과 지난해 4월 노조 설립으로 이어졌다.

 

평균의 함정에 빠진 경우로는 대표적으로 네이버가 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1인당 평균 보수가 1억 2915만 원으로 경쟁사 카카오(1억 7200만 원)에 비해 뒤처졌다. 반면, 임원의 평균 연봉은 4억 600만 원으로, 카카오(2억 4900만 원)를 크게 앞질렀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네이버 임직원 사이에서 불만이 속출한 바 있다.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웹젠은 재작년 2900억 원, 지난해 2800억 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지불 능력도 충분한 상태이기에 노조는 실적에 맞는 보상과 분배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넥슨·스마일게이트 등 타 지회와의 회사 규모 및 매출 차이, 네임밸류를 감안해야 하고 실제 인상액에 실망했던 웹젠 직원의 심리적인 부분을 고려해 일괄인상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웹젠 노조는 당장 파업에 돌입하기보다는 논의를 계속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노 지회장은 "향후 파업 일정과 방식은 화섬노조 IT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조율할 예정"이라며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을 결정한 만큼 파장을 신중히 계산하겠다"고 말했다. 화섬노조 IT위원회에는 네이버·카카오·넥슨·스마일게이트·한컴·포스코ICT 노동조합 등이 속해 있다.

 

웹젠 관계자는 "노조와 소통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노조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대화로 해결책을 강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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