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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노사정 상생"···MZ노조 '새로고침 노동협의회' 출범

21일 동자아트홀서 협의회 발대식 개최···"순수 노동단체 추구"
LG전자 등 8개 기업 노조 구성···조합원 수 약 6천여 명 달해
기존 노조와 선그은 MZ노조···"정치 투쟁이 아닌 노사정 상생"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축사···"바른·옳은 소리에 귀기울여야"
핵심 키워드 '상식·상생·공정·연구·자율성·합리·수평적' 각각 제시
협의회, 각계각층과 소통 강화 및 노사 간 상생의 길 발굴 강조 
노조 회계 공개 거부에 "자료 제출, 투명 공개하는 것이 상식적"

 

【청년일보】 'MZ노조'라고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공정과 상식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공식 출범했다. 특히 이들 협의회는 노조 본연의 활동과는 전혀 무관한 정치 투쟁 노선을 걸어 온 기성 노조들과 차별점을 두고 순수 노동단체로 거듭나는데 그 목적성을 띄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위치한 동자아트홀에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이하 협의회) 발대식이 열렸다. 기성 노조가 답습했다는 비판을 받는 정치 투쟁이란 구태(舊態)와의 절연을 선언한 출범식 현장에 기자가 다녀왔다.  

 

◆합리성과 공정성을 추구...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활동에 집중

 

협의회는 국내 대기업, 공기업에 근무하는 2030세대 직장인들이 주축으로 모인 연합체다.

 

대표적으로 LG전자, 서울교통공사, 금호타이어 등 8개 기업의 노조로 구성됐다. 조합원은 약 6천여 명에 달한다. MZ노조라는 별명을 갖고 있음에도, 관계자 가운데는 50대 연령층도 있다. 협의회에는 8개 기업 노조 외에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와 SK매직 현장중심 노조 등 2~3곳도 추가로 신규 가입을 논의하는 중이다.

 

특히 이들은 과거 호전적인 모습을 보였던 일부 기성 노조와 달리 합리성과 공정성을 추구하며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활동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발대식엔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위원장을 비롯해 유준환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LG전자 사무직노조 위원장), 송시영 협의회 부의장(올바른노조 위원장) 등 각 노조위원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본격적인 발대식 행사가 시작되고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기존 노조의 투쟁 과잉과 불법적 행태, 깜깜이 회계 등 국민들의 비판적 시각이 상당하다"면서 "협의회가 국민의 주목을 끄는 건 법치와 원칙을 강조하고 조합원의 복지와 권익 개선을 하는 것이 노조의 사명임을 거침없이 밝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아직 미약하지만 협의회의 '옳은 소리'는 빠른 속도로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면서 "정부와 기업은 투쟁의 함성보다 '바른 소리', '옳은 소리'에 귀기울여야한다. 경사노위는 낮은 자세로 가까이서 많이 듣겠다"고 부연했다. 

 

 

◆기존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타파...구성원 모두 평등관계

 

김 위원장의 축사를 마치고 송 부의장이 단상에 올라 협의회의 조직도와 구성 이유, 방향성, 향후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설명에 앞서 송 부의장은 "개인적인 입장에서 우리는 지극히 상식적인 말을 하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주목받을 일인가 생각한다"면서 "아마 기존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국민적 공감대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협의회의 가장 큰 특징은 의장과 부의장에게 어떠한 권한이 있지 않고 구성원 모두가 평등하고 수평적인 관계라는 점이다. 또한 모든 의사는 민주적인 절차로 진행되며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송 부의장은 "여야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노조에 맞는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노조 본질에 맞는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향후 미래 노동시장에서 다양한 입장을 대변하겠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방향성으로 ▲자율 ▲공정 ▲상식·합리적 ▲새로움을 각각 제시했다. 자율은 ▲사업장마다 다른 환경과 노사관계 인정 ▲뜻이 다르더라도 상대 사업자에 대한 존중 ▲헌법 제33조에 명시된 단체교섭권 및 단체협약 체결권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정은 ▲수평적인 위원 관계 유지 ▲채용에서의 절대적 공정성 ▲성과급 분배의 공정성 ▲기존 노조, 노사와의 공정성을 추구한다. 이밖에 '새로움'은 ▲다양한 쟁의행위·시위 방식의 모색 ▲노조에 대한 인식 개선 ▲사회적 책임 등 새로운 노사 문화 구축 내용을 포함한다. 

 

향후 계획 및 사업에 대해서 ▲노동노사관계법 개선 요구 ▲불공정 전환 사례 해결 요구 ▲노동조합 문화 인식 개선사업 ▲소수 사업장 근로자의 의견 청취 ▲조합원을 위한 복지 공유를 각각 제시했다. 

 

송 부의장은 "협의체가 바람직한 활동을 하기 위해선 노사정의 상생이 매우 긴요한 시점이다"면서 "사측과 근로자는 싸워야 하는 대상이 아닌 협력·상생 대상이라는 걸 잊지 말고 정부는 갈등을 만드는 주체가 아닌 갈등을 풀어가는 주체가 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유 의장은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14%대인데 나머지는 노조가 생소하거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가입을 망설인다"면서 "협의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나머지 86%의 인식을 전환하고 진정으로 노사가 상생해 나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조직된 사업장 내 불합리함을 타파하고 노동자 권익향상을 도모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유 의장을 필두로 협의회 위원들이 결의문을 낭독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 중 기업환경에서 노동자가 제대로 목소리 낼수 있는 지속가능사회만들기 위해 노동시장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협의회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 입각해 진취적 노동시장을 강화하겠다"면서 "협의회를 가입한 노조단체에 고유한 단체교섭과 체결권 등 자율성 존중을 공고히 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 타파를 위한 각계각층과 소통 확대 ▲노사 상생의 길을 발굴해 사회적 비용 감소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다양하고 개방적인 의견 수렴 ▲노동조건 개선과 건전한 조직문화 확립 ▲국가경쟁력 제고, 국민경제 발전을 목적으로 노사정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하고 투명한 노동시장 조성 등을 추구한다.

 

한편 협의회는 최근 정부가 노조에 회계 장부 제출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양대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이 조직적 반발을 하고 있는 점에 대한 사견도 표명했다.

 

송 부의장은 "노조 쪽에서 자율권 침해라고 반발하는데 대해서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다"면서 "다만, 노동조합비를 운영하는데 그 기금은 노동의 댓가로 이뤄지는 일부 임금에 속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 깨끗해야된다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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