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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임단협 잠정합의안 도출에도···파업 가능성 '불씨' 여전

기본임금 10만원 인상, 격주 4일 근무제 도입 등 잠정 합의
포스코 노조 "조합원 찬반 투표 일정, 구체적 나온 것 없어"
일각, 임단협 잠정합의안 무용지물 '최악의 시나리오' 가정
재계 "파업 현실화 시 수출 전선 타격···합리적 결단 시급"

 

【청년일보】 1968년 창립 후 55년 만에 첫 총파업이란 벼랑 끝에 내몰렸던 포스코가 노사간 극적인 잠정합의안 도출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노조 측은 이날 합의안을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쳐 최종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과반수가 찬성하면 올해 임단협 교섭을 최종 타결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양측은 다시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재계 안팎선 차후 진행 예정인 조합원 찬반투표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과반수가 이번 잠정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질 경우 파업 위기 전운이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를 두고 재계 및 경제단체 전문가들은 파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발발시 자동차·조선·해양 산업 같은 후방 산업에 '도미노 피해'는 물론 수출 전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31일 철강업계 및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따르면 포스코 복수노조 중 대표교섭 노조인 한국노총 포스코노동조합(포스코노조)은 이날 중노위 조정회의에서 회사 측이 제시한 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날 세종에서 오후 3시부터 12시간 넘게 열린 조정회의는 새벽 늦게서야 끝났다.

 

합의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본임금 10만원 인상 ▲주식 400만원 지급 ▲일시금(비상경영 동참 격려금) 250만원 ▲지역상품권 50만원 ▲격주 4일 근무제 도입 ▲경영성과금제도·직무급제 도입·복리후생 재설계 등을 위한 TF구성 등이며, 이번 잠정합의안은 전년도 수준을 상회한다.

 

앞서 포스코노조는 지난 28일부터 이날 오후 8시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방식의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투표 인원 1만1만145명 중 1만756명이 참여해 총 8천367명이 찬성했다. 

 

노조 측은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성과 인센티브(PI) 제도 신설 ▲중식비 인상 등을 내세웠다.

 

그동안 6~7%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과는 달리 올해 2배 가까이 인상률을 높인 이유에 대해 지난해 경제성장률 2.6%, 물가 상승분 5.1%, 3년간 임금 손해분 5.4% 등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향후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과반수가 찬성하면, 포스코 노사는 올해 임단협 교섭을 최종 타결하게 된다.

 

포스코 노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조합원 찬반 투표 일정같은 것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건 없지만 다음주 목, 금 또는 11월 둘째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쟁의행위를 한다 하더라도 파업 수순보단 특근 거부, 정시 출퇴근 등 수위에 맞게 단계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창사 이래 첫 파업 기로에 놓인 포스코뿐만 아니라 산업계 내에서도 한숨 돌린 상황이지만 이들은 차후 조합원 찬반투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계에선 만약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 대신 '반대'로 의결돼 최종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무용지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정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안(案)에서도 쟁의행위 중 하나인 '파업'을 염두하고 있다.

 

이는 협력사들의 피해에만 국한되지 않고 자동차, 건설, 조선·해양 등 납기지연에 따라 자칫 후방산업 연쇄 생산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련의 내용들과 관련해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청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천문학적 손실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예단해서 말하기 어렵지만 후방산업 등 미칠 부정적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울 소재의 한 대학교수는 "스트라이크(파업)는 곧 국내외 고객 신뢰 하락으로 직결된다"면서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 업종의 수출 비중이 차지하는 바가 큰 만큼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계 관계자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노사가 합의점을 도출했다는 점에 주안점을 둬야한다"면서도 "다만, 향후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를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고 파업 수순을 밟게 될 지 주목해볼만한 부분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가 기간산업을 담당하는 포스코의 파업은 협력사에 미칠 영향뿐만 아니라 조선, 자동차 등 후방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면서 "자동차, 조선업 생산에 있어 철강은 핵심 제품 가운데 하나인데 파업에 따른 납기 지연으로 이를 적기에 공급받지 못하면 당연히 생산은 늦춰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수출 전선에 악재가 드리울 수밖에 없으며 수출 경쟁력에도 열위에 놓이게 된다. 협력사와의 상생, 나아가 국가 경제를 위해서라도 노조의 합리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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