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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유도, 원칙도 불분명"...MG손보, 법정관리인 잦은 교체에 '끌탕'

이달 초 MG손해보험 신임 대표관리인에 윤진호 전 금감원 부국장 선임
2022년 MG손보 법정관리 후 2년도 채 안돼 대표관리인 4번 교체 '빈번'
경영정상화 등 시급한데...금감원, 대표관리인들 재취업문제로 잦은 교체
금감원, 대표관리인에 퇴직 앞둔 직원 선임 '관행'...일각 "쉬다가는 자리"
MG손보 일각, 매각 등 경영정상화 추진 속 대표관리인 잦은 교체 "끌탕"
"경영총괄자인데"...노조, 대표관리인 잦은 교체 "원칙도, 이유도 불분명"

 

【 청년일보 】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의 대표 법정관리인(이하 대표 관리인)에 대한 잦은 교체로 적잖은 빈축을 사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2년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법정관리에 착수한 후 매각 작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법정관리에 들어선지 불과 2년도 채 안돼 대표 관리인이 4번이나 변경되는 등 잦은 교체로 인해 매각 등 경영정상화란 중요한 시점에 도돌이표 인수인계와 같은 일로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하는 등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표 관리인이 매각 등 회사 경영영정상화를 위해 경영을 총괄 지휘하도록 맡긴 자리이나, 금융당국 퇴직자들의 쉼터(?)로 전락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18일 금융당국 및 손해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초 MG손해보험은 신임 대표 관리인에 윤진호 전 금융감독원 금융민원총괄국 부국장을 선임했다.

 

윤 대표 관리인은 지난해 4월 전임인 봉원혁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교수가 대표관리인으로 선임될 당시 일반 관리인으로 같이 파견된 인물로, 올해 초 단행된 금감원 인사에서 봉 전 대표관리인이 갑작스럽게 금감원 교수로 복귀하면서 후임을 떠맡게 됐다.

 

봉 전 대표관리인이 금감원 교수로 복귀하고 윤 관리인이 대표관리인으로 선임되자, 금감원은 윤 대표 관리인의 후임자리에 김상기 전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총괄국 부국장 출신을 추가 파견하며 법정관리인체제를 재구축했다.

 

문제는 MG손해보험이 법정관리 상태로, 매각 등 경영정상화란 시급한 현안을 해결해야 할 중요한 시기임에도 경영을 총괄 지휘하는 자리인 대표관리인이 너무 빈번하게 교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대표관리인의 교체 배경을 두고 MG손해보험 내부에서도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해 당황해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전임 대표관리인인 봉원혁 현 금감원 교수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채 금감원으로부터 복귀 통보를 받아 급하게 짐을 싼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 한 임원은 "봉 전 대표관리인의 경우 금감원으로부터 오전에 복귀 통보를 갑작스럽게 받고 오전 중 내부 구성원들과 간략하게 인사만 한채 오후에 금감원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봉 전 대표관리인도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복귀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MG손해보험은 법정관리에 들어선 지난 2022년 4월 김봉진 전 금감원 부국장이 선임된 후 불과 4개월만인 8월에 황대성 전 금감원 부국장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황대성 전 부국장도 대표관리인으로 선임된 지 8개월만인 지난해 4월 사의를 표명하고, 당시 관리인으로 같이 파견됐던 봉원혁 금감원 교수(당시 금감원 부국장)로 대체됐다. 

 

봉 전 부국장 역시 대표관리인에 선임된 지 불과 8개월만에 물러나면서 올해 초 윤진호 전 금감원 부국장으로 대체됐다. 

 

즉 MG손해보험은 법정관리에 들어선 지 불과 2년도 채 안돼 대표관리인이 4명이나 교체된 셈이다. 법정관리란,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회생 가능성이 보이는 경우 법원의 결정에 따라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비롯한 기업활동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로, 법정관리인이란 해당 기업의 경영을 총괄하는 최고경영자를 말한다.

 

금융회사의 경우 경영부실화로 기존 경영진이 자체적으로 기업 회생을 실현시킬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감독부처인 금융위원회가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하고, 통상적으로 금감원의 인력을 파견한다.

 

 

보험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김봉진 및 황대성 전 대표관리인은 재취업 문제로 사의를 표한데 따른 것으로, 대표관리인직을 수행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봉 전 대표관리인의 경우 예상치 못한 인사에 따른 교체로, 그 배경을 확실히 아는 이들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MG손해보험 일각에서도 봉 전 대표관리인의 교체 배경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이 적지않다. 심지어 노조 등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법정관리를 지정해 놓고는 너무 행정 편의주의적 사고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G손해보험 한 관계자는 "봉 전 대표관리인이 금감원으로부터 급작스럽게 복귀 통보를 받은 것으로는 알고 있다"면서 "내부에서도 봉 전 대표관리인의 교체 배경에 대해 확실한 이유를 아는 바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관리인이 교체될 때마다 회사 전반에 걸친 경영 현안 보고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표관리인에게도 인사권이 있는 만큼 이 역시 직원들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MG손해보험 노조의 한 관계자도 "현재 회사가 법정관리 상태인 만큼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이에 직원들은 매일 매각 등 경영정상화 추진 진행상황 등 궁금증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반면 금융당국은 경영총괄로 대표관리인을 선임해 놓고는 합당한 이유도, 원칙도 없이 빈번하게 교체하는 등 너무 쉽게 대처하고 있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이 처럼 대표관리인의 잦은 교체 배경을 두고 금융당국이 퇴직을 앞두고 있는 직원들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보험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금융당국이 대표관리인을 퇴직을 앞두고 있는 국실장급으로 선임해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선임하기 보단 퇴직 전에 쉬어가는 자리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이 관계자는 또 "봉 전 대표관리인 역시 1964년생으로 퇴직을 불과 몇개월 앞두고 있어 이를 감안한 조치로 알고 있다"면서 "대표관리인 본연의 기업 회생 지원업무보다는 금감원 직원의 퇴직 후 재취업 준비 기간의 배려가 우선시 되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현주소"라고 힐난했다.

 


【 청년일보=김양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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