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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탈퇴 강요' 혐의 허영인 SPC 회장 구속…법원 "증거 인멸 우려"

소환 4차례 불응하다 병원서 체포...SPC "방어권 보장 않아" 유감 표시

 

【 청년일보 】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혐의를 받고 있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5일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4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후 검찰이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이날 발부했다.


검찰은 허 회장이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2021년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가 임금 인상 등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허 회장 자택 주변 등에서 시위를 열자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인 노조 와해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황재복 SPC 대표이사가 민주노총 조합원이 없는 '클린 사업장'을 만들라는 목표를 각 지역 사업장에 전달하며 본격적인 노조 탈퇴 종용이 시작됐다고 봤다. 


이미 황 대표는 지난달 22일 구속기소됐는데, 이 내용이 그의 공소장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허 회장이 지시했고, 이후 진행상황도 보고받았다'는 취지의 관계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민주노총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 중 2020년 9월∼2023년 5월 황 대표, 백모(구속기소) SPC 전무가 공모해 검찰 수사관 A(구속기소)씨로부터 압수수색 영장 청구사실 등 각종 수사정보를 빼돌리고 그 대가로 62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과정에서도 허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만 허 회장 측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임원인 황 대표가 세세한 내용을 보고한 적이 없으며, '허 회장 지시가 있었다'는 황 대표의 검찰 진술 또한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에 따르면 허 회장이 지난달부터 이달 1일까지 총 4차례 피의자 신분 소환 통보에 불응했다. 다만 허 회장은 지난달 25일에는 검찰청에 출석했으나 가슴 통증 등으로 약 1시간 만에 조사가 중단됐다.

 

이에 검찰은 이달 2일 병원에 입원해 있던 허 회장을 체포했다. 검찰은 최대 20일인 구속기간 동안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해 그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SPC는 두차례 공식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시했다.


SPC는 "검찰이 허영인 SPC 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SPC그룹은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병원에 입원 중인 고령의 환자에 대해 무리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피의자에게 진술의 기회와 방어권도 보장하지 않은 채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영인 회장은 얼마 전에도 검찰의 부당한 기소로 법원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며 "SPC그룹의 글로벌사업 확장을 위해 중요한 시기에 유사한 상황이 반복돼 매우 유감이며, 검찰이 허영인 회장의 입장에 대해 좀더 신중하게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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