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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중심 시대는 옛말"…국내 주요 기업 임원 출신 대학 '이목집중'

국내 4대 그룹 주요 계열사 등기·미등기 임원 총 2천116명
"학벌 중심보다 능력 위주 인원 발탁 케이스 증가 추세"
출생 연도별 MZ세대 '약진'…일각 "역동적 조직 운영 차원"

 

【 청년일보 】 국내 굴지 기업에서 '직장인들의 꽃'이라고 불리는 임원 자리에 오를 수 있는 확률이 낮은 가운데, 각 대학별 출신에 대한 이목이 새삼 쏠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명문대로 지칭되는 'SKY(서울·고려·연세대)' 대학 출신들이 기업 임원으로 많이 배출됐다. 오늘날 시대가 변천하면서 기업들은 철저한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며 이같은 '불변공식'을 깨고 지방대를 포함한 다양한 대학 출신들을 고르게 임원으로 발탁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서열에 따라 임원으로 승진하는 '연공서열'식 인사가 다소 많았지만, 최근에는 역동적인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하는 케이스도 적잖게 나타나고 있다. 

 

◆ 삼성·LG전자, 현대차 SKY 출신 임원 456명…영남권 대학 분포 많아

 

17일 청년일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게시된 2023년도 국내 4대 그룹 핵심 계열사(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회사의 등기·미등기임원(사외이사 제외)은 총 2천116명에 달했다. 

 

2023년도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전자의 SKY대학 임원 숫자는 279명으로, 전체 임원(1천163명)의 약 24.0%에 달한다. 이 중 서울대 임원 출신이 144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각 65명, 70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수 목적 및 지방대학교 출신 임원 비중도 두드러진다. 한국과학기술원(이하 카이스트), 포항공대, 경찰대 등을 포함한 특수 목적 대학교 임원 숫자는 130명으로 전체 임원의 약 11.2%다. 구체적으로 ▲카이스트(100명) ▲포항공대(26명) ▲경찰대(2명) ▲한국방송통신대·광주과학기술원(1명) 순이었다.

 

지방대 출신 임원은 77명이며 영남권 대학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경북대(34명)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북대(3명)와 전남대(4명) 등 호남권 대학 출신 임원은 7명, 충청권(충북대 2명·충남대 3명)은 5명이었다. 

 

'고졸 임원 신화'를 쓴 인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SEHC) 담당임원인 남정만 상무(전남기계공고), 성백민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인프라기술센터 담당임원(한양공고), 제임스 휘슬러 미국 법인(SEA) 담당임원(美 뉴욕 워드멜빌 고등학교) 등이 고졸 출신이다. 

 

현대자동차의 SKY대학 임원 숫자는 122명으로 전체 임원(478명)의 25.5%에 달했다. 서울대(47명) 출신이 가장 많았고, 이어 고려대(45명). 연세대(30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수 목적대 임원 수는 전체 임원의 3.1%에 불과한 15명으로 각각 카이스트 12명, 포항공대 3명이다. 지방대 출신은 113명으로 전체 임원의 23.6%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영남권 대학 출신이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부산대(36명)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영남대(21명) ▲경북대(17명) ▲동아대(9명) ▲울산대(8명) ▲안동대(1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북대(12명)와 전남대(7명) 등 호남권 대학 출신 임원은 19명, 충청권은 충남대 2명이다. 유일한 고졸 출신 임원은 1963년생인 김창수 상무(경주공고·생산5실장)였다. 

 

아울러 LG전자의 SKY대학 임원 숫자는 55명이며 전체 임원(293명)의 18.4%다. 구체적으로 서울대(22명), 고려대(17명). 연세대(16명) 순이다.

 

특수 목적대 임원 수는 전체 임원의 7.8%인 23명으로 각각 카이스트 19명, 포항공대 3명, 광주과학기술원 1명이다. 지방대 출신 임원은 47명이며 이 역시 영남권 대학 출신이 가장 많았다. 

 

그 중 부산대(21명)가 1위를 차지했으며 ▲경북대(13명) ▲동아대(4명) ▲영남대(3명) ▲창원대·전북대(2명) ▲충북·충남대(1명)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SK하이닉스의 경우 사업보고서에 임원들의 출신대학이 별도 기재되지 않아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과거 1천대 기업 중 SKY 임원이 70% 정도를 차지했지만 시간이 흘러 3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오늘날 기업들은 학벌 보단 능력 위주로 임원을 발탁하는 경우가 많은 추세"라고 말했다. 

 

 

◆ 국내 4대 그룹 1980년대생 임원 '약진'…삼성전자, 1년 새 대폭 늘려

 

이밖에 출생 연도별로 살펴보면 아직 1960~1970년대생 임원이 조직 내 주류를 이루지만, 1980년대생(MZ세대) 약진이 이전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민첩성'과 '혁신성'을 겸비한 MZ세대를 발탁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삼성전자가 1년 새 1980년대생 임원을 대폭 늘렸다.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생 임원은 총 34명으로 전년(20명)보다 14명 증가했다. 이 중 최연소 임원은 1985년생인 배범희 모바일경험(MX) 개발실 상무와 김태수 삼성 리서치 시큐리티&프라이버시팀 상무다.

 

1960~70년대생 임원과 비교했을 때 MZ세대는 아직 '극소수'(2.9%)이지만 최근 4년 사이(2019~2023) 급격하게 늘어난 수준이다. 해당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2명 ▲2020년 5명 ▲2021년 11명 ▲2022년 20명 ▲2023년 34명으로 4년 만에 무려 17배가 증가했다.

 

이처럼 '젊은 피' 임원들이 몇 년 새 약진한 배경을 두고 재계 안팎에선 연공서열을 타파한 과감한 인사혁신을 통해 조직 분위기 쇄신 등 '뉴삼성' 의지를 보이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구체적으로 임직원 승진 시 요구됐던 직급별 체류기간을 폐지해 30대 임원도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등 연공서열에서 탈피한 혁신적인 인사제도다.

 

즉,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 여부와 상관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할 수 있도록 하는 '삼성형 패스트 트랙(Fast-Track)'을 구현한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1980년대생 임원은 5명으로 전년(2명)보다 3명 증가했다. 연령이 가장 젊은 임원은 1982년생 박영우 상무로 현재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을 맡고 있다. 2020년 당시 유일한 MZ 임원이 한영주 카클라우드 개발실장(상무·1980년생)이었지만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LG전자 역시 1960~1970년대생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최근 MZ세대도 부상하고 있다. 1980년대생 임원은 6명으로 전년(3명)보다 3명 증가했다.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 우정훈 H&A본부 산하 수석전문위원(상무)이다. 

 

SK하이닉스의 1980년대생 임원은 5명으로 전년(3명)보다 2명 증가했다. 그 중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인 이동훈 낸드개발 담당임원(부사장)으로 SK하이닉스의 역대 최연소 임원으로 알려졌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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