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른바 '상품권 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를 받고 있는 구현모 전 KT 대표와 전직 임원들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이 예정,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는 이날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횡령 혐의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구 전 대표와 KT 임원 등 KT 경영진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 수법으로 약 11억5천만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후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100만~300만원씩 나눠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구 전 대표는 20대 총선 이후인 지난 2016년 9월 대관 부서에 본인 명의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자신 명의로 총 1천400만원의 정치자금을 불법 기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같은 혐의에 대해 구 전 대표는 "(사건) 당시 CR(대관업무팀) 부문에서 명의를 빌려서 정치자금을 기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회사는 다른 부문에서 하는 일을 무조건 도와주라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요청받았을 당시 불법이라는 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검찰은 구 전 대표를 정치자금법·업무상횡령 혐의로 약식기소했고, 법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천만원, 업무상횡령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구 전 대표는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지난해 10월 열린 1심에서 업무상 횡령 부분에 관해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또한 같은해 7월 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이후 구 전 대표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6개월 만인 지난달 17일 항소심(2심) 1차 공판이 열렸다. 당시 구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과 업무상횡령 혐의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서 "대관부서가 저희 이름으로 입금해 달라고 했을 때 불법이라는 걸 알려줬으면 안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회사 일이 너무 바빴고 대관부서에서 요청하는 것을 임원이니까 들어준 것이 이날까지 왔다"면서 "불법행위를 한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판례 등을 PT(프레젠테이션)를 통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 들여 이날 공판을 이어간다. 선고기일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 모두 내달 19일 오후에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