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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유가족·5대 종교 단체 "건설 노동자의 생명·안전 보호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해야"

18일 오후 2시 건설회관 정문 앞서 건설의 날 맞아 기자회견
산재 유가족 주최…'일하다 죽지 않게, 안전한 건설현장' 촉구
'건설의 날'→'건설 안전의 날'로 변경·행사 내 추모 추가 요청

 

【 청년일보 】 18일 오후 2시 서울 논형동 소재 건설회관 정문 앞에서 산재 유가족들과 5대 종교 단체가 '건설의 날'을 맞이해 '안전한 건설 현장 만들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건설의 날'은 건설인들의 사기 진작과 건설산업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해 제정된 날로, 건설부(現 국토교통부) 창립일(1962년 6월 18일)을 기념일로 정했으며, 2002년부터는 매년 기념식도 개최하고 있다. 기념행사에서는 '건설산업 발전에 기여한 건설사' 대표에 대한 정부 포상도 수여된다.


이날 기자회견은 경동건설 고(故) 정순규 씨 유가족, 청년 건설노동자 고(故) 김태규 씨 유가족, 서부화력발전 고(故) 김용균 씨 유가족, tvN 고(故) 이한빛 PD 유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산재 고(故) 황유미 씨 유가족, 평택항 고(故) 이선호 군 유가족, CJ 현장실습생 고(故) 김동준 군 유가족, LG U+ 현장실습생 고(故) 홍수연 양 유가족, 쿠팡 과로사 고(故) 장덕준 씨 유가족 등이 함께 마음을 모아 마련됐다.


기자회견에서는 생명의 소중함을 세상에 알리고 산재·재난 참사 피해자의 곁에 늘 함께 해온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지몽 스님, 원불교 인권위원회 교무 오광선 교무,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원장 자캐오 신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황인근 목사,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시몬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하성용 신부 등 성직자들이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건설사와 정부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다.


산재 유가족들과 5대 종교 단체 성직자들은 "건설업이 산재사망 사고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업종이라는 것에 주목하고 심각히 우려된다"며 "건설사 대표와 정부에 건설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10월경 부산의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추락해 숨진 고(故) 정순규 씨 유가족(아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경동건설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고소' 관련 검찰 처분에 대해 "법리적으로 더 이상 할 수 없음에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동건설과 같은 수많은 건설사들이 안전을 불필요한 비용으로 치부하고 생명과 안전을 소홀히 여긴다. 안전관련 서류의 허위 작성과 형식적 안전관리체계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동건설 고(故) 정순규 씨 유가족은 전날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검찰 처분에 대한 성명서를 내고 건설 현장의 잘못된 관행과 부실한 안전관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입법운동과 제도개선에 앞장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공사 현장에서 안전장비도 지급받지 못한 채 미승인으로 불법 운행된 엘레베이터에서 떨어져 숨진 청년 건설노동자 고(故) 김태규 씨 유가족(누나)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추락사로 많은 이들이 낙엽처럼 떨어져 숨지고 있다"며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현실이 너무나도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건설사들의 불법 다단계 하청 구조인 꼬리 자르기와 노동자 잘못으로 책임 떠넘기기 및 사 측의 조직적 은폐가 난무하는 관행 반복으로 끝내는 이 현실을 바꾸기 위해 무리하게 공기단축을 요구하고, 건설 비용을 깎아서 안전이 지켜지지 않은 이런 일들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올해 1월 홍대입구역 부근 서교동 신축현장에서 회사의 안전모 지급 없이 계단 위에 설치된 바퀴 이동용 비계에서 추락한 인우종합건설 고(故) 문유식 씨 유가족(딸)의 호소도 이어졌다.


인우종합건설 고(故) 문유식 씨 유가족은 "아버지가 사고로 다치고 돌아가시는 동안 인우종합건설에서는 병원에 방문조차 없었다"며 "회사 측에 사고 경위를 설명해 줄 것을 요구했었으나, '한파에 일을 하셔서 그런 것 같다'는 간단한 입장문을 받아 더 큰 충격에 빠졌었다"고 비통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안전모를 미지급하고, 2인 1조로 일해야 하는 이동식 비계 작업도 홀로 감당하게 했다"며 "비계에 난간이나 다른 안전장치 하나 없이 일하게 했다"고 호소했다.

 

 

한편 산재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건설의 날'을 '건설 안전의 날'로 명칭을 바꾸고, 6월 말 예정인 정부 포상 등 기념행사에서 '건설현장에서 희생되신 분들을 추모하는 묵념' 순서도 넣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이러한 요구를 담은 요청서를 기자회견 이후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에 직접 전달하고, 국토교통부에 정식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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