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으로 지난달 구속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는 불구속기소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의 주가를 공개매수가 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2월 16일과 17일, 27일과 28일에 걸쳐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약 2천400억원을 투입해 553차례에 걸쳐 SM엔터 주식을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 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원아시아파트너스 자금이 투입된 3일을 제외하고, 2월 28일 하루의 시세 조종 혐의만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와 카카오가 SM엔터 인수를 둘러싸고 서로 공개매수 등으로 분쟁을 벌이자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김 위원장 등 카카오 경영진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에 검찰은 경기 성남시에 있는 카카오 판교아지트 소재 카카오그룹 일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8개월 만인 지난달 9일 김 위원장을 비공개로 소환한 뒤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지난달 23일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해 김 위원장은 구속됐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카카오 법인과 구속기소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 등은 보석으로 석방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카카오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라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현재 받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 어떤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김 위원장이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된 상태로 기소되자 "향후 재판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엿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