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 들어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 등으로부터 환수가 결정된 건강보험 재정이 2천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이 중 90% 이상은 미징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불법 개설기관 30곳을 대상으로 한 환수 결정금액은 2천33억7천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환수결정액인 1천878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전체 금액 중 사무장 병원 등 불법 개설 의료기관 28곳의 환수결정액이 1천313억3천300만원으로 64.6%를 차지했다. 약국 2곳의 환수 결정액은 720억4천400만원이었다.
사무장병원은 의료법상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료인 등을 고용해 그 명의로 운영하는 병원이다. 면허대여 약국은 약사법상 약국을 열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약사 등을 고용해 운영하는 약국을 뜻한다.
올 7월 기준으로 공단이 환수를 결정한 후 실제로 징수한 금액은 152억6천700만원으로, 징수율은 7.5%에 그쳤다. 나머지 1천881억1천만원(92.5%)은 징수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처럼 환수실적이 저조한 것은 사무장 병원이나 면허대여 약국이 재빠르게 재산을 처분하거나 은닉하며 압류를 피하는 데 비해, 경찰 수사는 평균 11개월에 이를 정도로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14년(2009년∼2023년 11월)간 환수결정액 3조4천억원가량 중 징수된 금액은 약 2천300억원(6.9%)에 불과하다.
공단은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나머지 93%에 해당하는 3조1천700억원가량은 아직까지도 징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공단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도입, 운영해 불법개설기관을 적발해야 한다며 이같은 제도가 시행되면 수사 기간이 3개월가량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미애 의원은 "재작년부터 불법 개설기관 대상 환수 결정액이 크게 늘고 있지만, 징수율이 매우 낮아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상황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건보공단 특사경을 도입하는 방안을 신속하게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