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연말이 다가오면서 국내 4대그룹(삼성·SK·LG·현대차)의 임원 인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점증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5세대 HBM(HBM3E·고대역폭메모리)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 지연 등으로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어 사장단 교체 폭 등 향후 임원진 인사 방향에 적잖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발표했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1월 중에 임원진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의 경우 예년보다 다소 이른 11월 말에 임원진 인사를 단행한 바 있는데, 올해의 경우 '인사 시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않다.
이 같은 전망은 'HBM3E'의 엔비디아 납품 지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부문 수주 부진과 적자 지속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과 무관치 않다는 게 대체적이다. 특히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등 주요 사장단의 거취에 변화를 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한 재계 안팎에선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로 '젊은 피의 중용'을 꼽고 있다. 위기 의식을 반영해 젊은 인재들을 실무에 전진 배치해 조직 분위기를 쇄신,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조직 효율화 측면에서 대폭까지는 아니지만 인력 감축이 이뤄지는 건 물론, 젊은 인력들을 전진배치할 지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1일 SK E&S와의 통합법인 출범을 앞둔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4일 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했다.
새로 선임된 사장들은 모두 이공계 출신으로, 기술과 현장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SK이노베이션 계열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O/I(Operation Improvement·운영개선)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김종화 SK 울산 CLX총괄을, SK지오센트릭은 최안섭 머티리얼사업본부장을, SKIET는 이상민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SK이노베이션 등을 제외하면 SK그룹 정기 임원 인사 시기는 예년처럼 12월 첫째 주가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LG그룹은 이르면 내달 임원 인사를 앞두고 최근 계열사별로 사업 보고회를 진행 중이다.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1일부터 전자 계열사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 순차적으로 주요 계열사의 사업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사업 보고회는 매년 10~11월 총수 포함,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 등이 모여 올 한 해 사업 성과와 이에 대한 계열사별 대응전략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자리다.
이번 사업 보고회 내용을 토대로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11월 말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실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현대차그룹은 '성과주의' 경영원칙에 따라 역대 최대 규모인 252명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오 소장은 "현대차가 최근 인공지능(AI)에도 적극 공들이고 있는 만큼, AI쪽에 특화된 인재들을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