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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상생협의체, '무료 배달 중단' 두고 이견…"합의 실패 시 파행"

제9차 회의, 일부 사안에서 진전…"배달 라이더 위치정보 공유 등 합의"
쿠팡이츠, 무료 배달 중단 '난색'…전문가 "수수료 인하, 근본적 해결책"

 

【 청년일보 】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이하 상생협의체)가 지난 아홉 차례의 회의 끝에 일부 사항에 대해서만 합의점을 찾았다.

 

다만, 상생협의체의 핵심적인 주제인 배달 중개 수수료(이하 배달 수수료) 인하, 무료 배달 중단에 관해서는 여전히 배달 플랫폼업체 사이에 큰 이견이 존재해 추후 논의에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는 제9차 상생협의체 회의를 열고 ▲수수료 등 입점업체 부담 완화방안 마련 ▲소비자 영수증에 입점업체 부담항목(수수료 및 배달료) 표기 ▲배달 플랫폼 멤버십 혜택 제공 조건 변경 ▲배달기사 위치정보 공유 등의 사항을 논의했다.

 

배달 플랫폼업체 측에서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등이 참여했으며, 입점업체 측에서는 소상공인연합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국상인연합회 등이 이날 논의에 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배달 수수료 인하를 제외한 주제에 대해서는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배달 플랫폼은 소비자 영수증에 입점업체 부담항목을 안내 문구로 표기하기로 했다.

 

또한,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현재 시행 중인 멤버십 혜택 제공 조건 운영방침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당장 중단할 의사가 없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나오면 이에 따라 멤버십 이용혜택 제공 조건 운영 방침을 수정하기로 했다.

 

여기에 상생협의체는 배달 라이더가 주문을 수락한 후 음식을 픽업할 때까지의 구간에 한 해 위치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배달 플랫폼은 약관 변경, 배달 라이더 동의 등 필요한 절차를 밟기로 했다.

 

배달 플랫폼들은 상생협의체에서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상생안을 보완하고 있다. 

 

배달업계 1위 배민의 경우, 공익위원의 의견을 수용해 기존 제시한 차등 수수료안을 보완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입점업체와 공익위원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반영해 입점업체 매출에 따른 차등 수수료율을 세부적으로 조정·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쿠팡이츠는 자세한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상생협의체에 대한 특별한 입장은 없다"라고 전했다. 요기요도 "상생협의체 내부 내용에 대해선 언급할 수는 없지만, 회의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상생협의체의 최종 관문인 배달 수수료 인하 논의가 여전히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무료 배달' 중단에 관해서도 배달 플랫폼업체 간 이견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입점업체 측은 무료 배달이 현재의 과중한 배달 수수료를 형성하는 데 큰 요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도 무료 배달 경쟁이 업계의 현금성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쿠팡이츠는 올해 3월부터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쿠팡이츠는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를 급격하게 확대하는 데 성공해 요기요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무료 배달 중단을 반긴다는 입장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상생협의체 회의를 통해 배달 플랫폼 멤버십 혜택 제공 조건 변경 등 불공정 행위의 중단을 합의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중재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상생협의체에서 긴밀하게 소통하겠다"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 중단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생협의체에 참가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 중단은 물론 배달 플랫폼 및 입점업체 간 배달비 분담에 관한 공익위원의 중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중재안에 대해 각 배달 플랫폼이 동의하고, 합의가 이뤄져야 상생협의체의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만 일관하면 논의는 파행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이 "상생안 합의를 위해서는 모든 참여 주체가 합의해야 한다"라고 덧붙인 점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추후 진행될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논의될 부분으로 관련 사안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무료 배달이 중단되지 않는 한 상생협의체의 합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궁극적으로 배달 수수료 자체를 인하하는 게 지속 가능한 배달 플랫폼산업 형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전문가는 "무료 배달 중단이 현재의 갈등을 가장 빠르게 봉합할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배달 수수료가 인하되지 않는 한 이러한 갈등은 또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 플랫폼들이 배달 수수료를 인하할 수는 없으니 무료 배달 중단으로 논의의 초점을 맞춘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결국 소비자는 배달 플랫폼을 떠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배달 플랫폼이 배달 수수료 그 자체를 인하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상생협의체는 오는 4일 제10차 논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배달 플랫폼 업체들은 공익위원들로부터 각각 제시된 중재안을 참고해 상생안을 보완하고 차기 회의에서 이를 제시할 예정이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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