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를 계기로 촉발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쿠팡 조사가 3주 차로 진입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입점업체의 인기 상품을 사실상 가로채기했다는 의혹 등도 두루 들여다보고 있으며 위법 행위가 포착되면 심판대에 올린다는 구상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할지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으며 쿠팡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남용했는지 전원회의에서 심의한다.
26일 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3일께 서울 송파구 소재 쿠팡 본사에서 시작한 현장 조사를 26일 이후에도 한동안 이어갈 계획이다.
조사는 시장감시국, 기업집단감시국, 기업거래결합심사국 등 공정위 조사관리관 산하의 3국이 실시하고 있으며 30명 이상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이 거의 전 국민을 상대로 대규모 유통업을 하고 있고 개인정보, 갑을 관계, 소비자 보호, 기업집단 등 여러 분야에서 논란을 일으킨 탓에 3국이 동시에 장기간 조사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공정위 직제에 따라 이들 국을 총괄하는 유성욱 조사관리관이 쿠팡 조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관리관은 공정위가 정책과 조사를 분리하기 위해 2023년 조직개편을 하며 신설한 1급 직위로 현재 쿠팡에 투입된 3국과 카르텔조사국까지 4국을 산하에 두고 있다.
공정위는 쿠팡 본사에 포렌식 전문가를 보내 쿠팡 측의 입회하에 디지털 자료도 수집 중이다.
쿠팡이 처분의 절차와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공정위는 사건 절차 규칙 등에 따라 차근차근 자료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공정위는 쿠팡이 입점업체가 인기 상품을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출시하거나 직매입으로 전환하도록 강요해 사실상 가로채기했다는 의혹 등 작년 말 국회의 쿠팡 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사안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쿠팡은 자사 PB상품의 순위를 위로 끌어올리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공정위의 판단에 따라 2024년 1천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 PB 상품 때문에 다시 심판대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김범석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할지 판단할 자료 수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인 동일인은 원칙적으로 자연인을 지정해야 하지만 자연인이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기업집단의 최상단 회사인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다. 쿠팡은 예외 조건이 인정돼 현재 쿠팡 법인이 동일인으로 돼 있다.
공정위는 김 의장이 동일인에 해당하는지 올해 더 면밀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쿠팡과 김 의장은 동일인 지정을 앞두고 공정위의 자료 제출 요구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아 제재받은 전력이 있다.
쿠팡은 복수의 사건이 공정위 전원회의 혹은 소회의에 상정돼 있다. 특히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인 쿠팡이츠와 맞물린 사건이 전원회의에 2개 올려져 있다.
쿠팡은 쿠팡이츠 등을 끼워팔았다는 혐의와 입점업체가 자사를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대하도록 최혜 대우를 강요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공정위 심사관은 쿠팡이 와우 멤버십 이용자들에게 쿠팡이츠 알뜰 배달 서비스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쿠팡 플레이를 무료 제공해 결과적으로 끼워팔았다고 보고 사건을 전원회의에 넘겼다.
심사관은 거래 시장을 세분해서 보면 쿠팡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5조 1항에 규정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며 해당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배달 앱 시장으로 전이시킨 것이라고 규정했다.
쿠팡은 쿠팡이츠의 음식 가격을 경쟁업체보다 같거나 더 낮게 설정하도록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역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남용했다는 것이 심사관 측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특정 기업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인지가 구체적 사건에서 쟁점이 될 때 비로소 판단한다. 쿠팡은 아직 이에 관한 판단을 받은 적이 없으며 배달앱 사건에서 처음으로 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만약 쿠팡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이며 그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전원회의에서 결론이 나면 공정위는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정액 과징금의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의 2배인 20억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는 상반기 중에 전원회의를 열어 배달 앱 사건을 심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