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쿠킹클래스에서 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0/art_17337305311666_caa759.jpg)
【 청년일보 】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사실 이 말은 괴테의 '가장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명언에서 비롯됐다.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한국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전세계 사람이 더 많았으나, 최근에는 K-컨텐츠, K-문화를 넘어 이제는 K-푸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K-푸드의 중심에는 '김치'가 있다. 한국인에게는 반찬으로서의 김치와 김치찌개, 김치전, 김치볶음밥, 김치찜 등 이미 김치 요리는 다채롭고 익숙하다.
다만 김치를 담그려면 배추를 절이고, 씻고, 물기를 빼고, 양념을 만들어 무쳐야 하는 다소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울러 김치 양념을 만들 때도 재료를 다듬고, 찹쌀풀을 끓이고, 다양한 소스들을 조합하는 등 손이 많이 간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쿠킹클래스에서 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0/art_17337305349784_a6f277.jpg)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외국인들이 봤을 때는 어떨까? 김치 양념을 만들 때 고추가루는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찹쌀풀은 뭐 때문에 넣어야 하는지, 배추를 어떻게 절여야 하는지 등 궁금증이 많다.
현재 풀무원은 국내 식품사 중 유일하게 '김치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풀무원은 뮤지엄김치간을 통해 많은 전세계 사람들이 김치를 느끼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도록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뮤지엄김치간은 최근 김치 체험을 원하는 외국인 관람객이 증가하면서, 올해 들어 외국인 대상 유료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운영 중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쿠킹클래스에서 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0/art_17337305283803_7032ac.jpg)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6층 쿠킹클래스에 약 10명의 외국인이 프로그램을 듣기 위해 모였다.
이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미 설렘과 기대에 찬 눈빛을 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김치 만들기에 앞서 기본적인 설명이 시작됐다.
아울러 이날 기자도 몰랐던 정보들을 알게 됐는데, 놀라웠던 것 중 하나는 국내 김치 레시피가 300가지나 된다는 점이었다.
김치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고유한 레시피부터 각 가정마다 다른 레시피들를 통해 만드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레시피가 300여 가지나 된다는 얘기에 몇몇 참가자들은 놀란 눈치였다. 아울러 이들의 대부분이 이미 김치를 먹어본 바 있어 굉장히 호의적인 분위기였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쿠킹클래스에서 윤지선 풀무원 교육담당이 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0/art_17337305295658_3d90d8.jpg)
이번 프로그램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김치 만들기인 만큼, 김치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설명과 체험이 섬세하게 구성돼 있었다.
기자 역시 참여자가 돼 설명에 집중했다. 먼저 본격적인 김치 만들기에 앞서 준비된 재료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절인 배추와 쪽파, 무가 준비돼 있었고, 양념장을 만들기 위해 고추가루, 다진마늘, 생강, 멸치액젓, 매실액, 새우젓 등이 있었다.
먼저 쪽파와 무를 적당한 크기로 다듬었다. 각자 집중하며 재료를 다듬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생각보다 무 썰기가 힘들었는데, 얇게 썬 무를 또 다시 채 썰 듯 칼질을 해야 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쿠킹클래스에서 김치 만들기 재료.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0/art_17337305303676_c416f2.jpg)
다음으로 양념을 만들기 위해 새우젓을 잘게 다지고 다진마늘, 생강, 멸치액젓, 매실액, 고추가루를 넣었다. 기자 역시 프로그램 참여자였기에 외국인 관광객들과 소통하며 양념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울러 방금 만든 양념 외에도 외국인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미리 만들어 놓은 양념도 준비돼 있었다.
자신이 만든 양념과 미리 준비된 양념을 손질한 쪽파, 무와 함께 버무려 주면서 양념 준비는 마무리됐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쿠킹클래스에서 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청년일보]3](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0/art_17337305357745_84cb61.jpg)
주변을 보니 참여자들도 힘든 기색 없이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대망의 김치 속 넣기 시간이 왔다. 배추 양이 많지 않아 큰 힘이 들지는 않았지만, 문득 어릴적에 가족들끼리 모여서 김장을 하던 생각이 났다.
당시 어린시절이라 김장은 그저 끝나고 보쌈을 먹는 행사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 모든 과정을 경험하니 김장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친구, 연인, 가족과 모여서 김장을 하는 모습을 보니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쿠킹클래스에서 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니엘라(가운데)가 김치를 만들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0/art_17337305319311_aed144.jpg)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브라질에서 남자친구와 여행을 왔다는 다니엘라는 "넷플릭스에서 한국 컨텐츠를 자주 보는데, 그때 김치를 알게 됐다"며 "그때부터 한국 요리를 먹어보고 싶어서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여행 와서 한국식 바비큐를 먹으며 백김치와 매운 김치를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며 "오늘 김치 프로그램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싱가포르에서 어린 아들 3명과 가족 여행을 온 샤이니는 "오늘 수업은 애들이 많이 즐겨서 행복했다"며 "이 프로그램이 재밌고 단계별로 진행돼 따라하기 쉬웠다"고 언급했다.
또 "싱가포르에서도 김치를 먹어본 적 있는데, 맛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다"며 "한국 가게에서 갓 담근 김치를 구매해 먹어봤는데, 신맛이 덜하고 아삭아삭해서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쿠킹클래스에서 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샤이니(가운데)가 김치를 만들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0/art_17337305330707_b6b701.jpg)
이처럼 실제 현장에서도 전세계적인 김치에 대한 관심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한다.
이날 프로그램 진행을 담당한 윤지선 풀무원 교육담당은 "김치가 전세계에서 건강 음식으로 유명해져 외국인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다들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풀무원 측에 따르면 올해 4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0% 정도 참여자가 늘었다고 한다. 올해 11월 기준 외국인 총 인원은 약 1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서양권 비율이 75%로 동양(25%)보다 훨씬 많았다. 국가별 비율을 보면 ▲미국 30%(약 5천명) ▲유럽 20%(약 3천명) ▲호주·러시아·중동지역 등 기타 국가 20%(약 3천명) ▲동남아 15%(약 2천400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아직 12월 관람객 인원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올해는 지난해 외국인 총 방문객(약 1만4천명)보다 최소 20% 이상의 많은 외국인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현숙 기자가 만든 김치.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0/art_17337305264387_894690.jpg)
풀무원 관계자는 "뮤지엄김치간은 2016년부터 '김치학교'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해 외국인 유학생, 다문화 이주여성, 국내 2030, 장애인 등 매년 다양한 대상의 사람들에게 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첨언했다.
이어 "이러한 취지에 맞춰 뮤지엄김치간은 고령화 시대에 노년층에게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문화활동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시니어를 새로운 관람 타깃으로 잡아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풀무원 뮤지엄김치간은 지난 1986년 중구 필동에 문을 연 서울 유일의 김치 박물관이다. 이후 2015년 4월 한류의 중심지인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에 '뮤지엄김치간(間)'으로 새롭게 개관했다.
현재 김치의 유래와 종류, 담그는 도구, 공간과 관련된 유물과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전시를 통해 김치와 김장 문화를 전세계에 알리고 보존해 오고 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