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로 최근 몇개월간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졌지만,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는 오히려 거의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금리 하락기에 은행 예대 금리차가 줄어드는 것과 반대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시중은행들이 지난 8월 이후 일제히 가산금리를 덧붙여 대출금리를 올린 뒤 내리지 않은 결과로 분석된다.
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예대 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 금리차는 1.00∼1.27%p로 집계됐다.
예대 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의 본질적 원천이다. 예대 금리차가 클수록 산술적으로 이자 장사를 통한 마진(이익)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상당수 국내 은행의 예대 금리차는 지난 8월 이후 11월까지 넉 달째 줄곧 커지는 추세다.
시기상 올 3분기 수도권 주택 거래와 관련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주문했고, 은행권은 8월부터 본격적으로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금리를 계속 올린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과 NH농협의 예대 금리차가 각각 1.27%p로 가장 컸고, 이어 하나(1.19%p)·우리(1.02%p)·신한(1.00%p) 순이었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11월 예대금리차가 5.93%p로 1위였다. 2∼4위에 오른 토스뱅크(2.48%p), 한국씨티은행(2.41%p), 카카오뱅크(2.04%p)도 모두 2%p를 웃돌았다.
다만 내년 초의 경우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이 줄면서 대출 가산금리 인하 등과 함께 예대 금리차가 축소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말보다는 은행들이 연초 가계대출 포트폴리오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는 만큼, 대출금리 인하 측면에서 지금보다는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