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국가산업단지 야경.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3/art_17548880615685_9f5b15.jpg)
【 청년일보 】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석유화학 업계가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화그룹과 DL그룹간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특히, 양 그룹간의 합작 이후 25년간 4조4천억원에 이르는 누적 배당금 가운데 절반인 2조2천억원을 벌어 들인 DL이 1천5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거부하고 워크아웃을 강행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DL그룹과 오너인 이해욱 회장의 무책임한 경영에 대해 ‘모럴 해저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999년 한화그룹과 DL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여천NCC가 부도(디폴트) 위기에 내몰린 것이 발단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따른 적자 누적으로 약 3천100억원의 운영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채 발행과 대출 등 자금 확보 수단이 모두 막히면서 오는 21일까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천NCC는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3위 기업으로, 1999년 한화솔루션(옛 한화석유화학)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이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합작 회사로, 각각 지분 50%씩을 보유하고 있다.
수년간 수천억~1조원대의 이익을 내며 양사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왔지만 2020년대부터 본격화한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은 추가 지원을 통해서라도 여천NCC의 디폴트는 막겠다는 입장이다. 신규 자금 지원과 생산량 감축 등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여천NCC를 회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여천NCC에 대한 1천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대여를 승인했다.
한화 측 관계자는 “주주사가 지원을 하지 않으면 여천NCC는 당장 디폴트에 빠진다"며, "지금이라도 자구책을 실행한다면 속도가 느릴 수는 있으나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고 적자를 탈피할 수 있는 만큼, 주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반면 여천NCC의 50%의 지분을 보유한 DL그룹은 추가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DL그룹 지주사인 ㈜DL은 이날 긴급이사회를 열어 여천NCC의 모회사인 DL케미칼에 대한 자금 확충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