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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체면' 구긴 유통 공룡들 …신세계·롯데, 실적 부진에 '속앓이'

신세계·롯데, 2분기 영업이익 급감…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9%·27.5% 감소
쿠팡, 시장 영향력 확대하며 영업익 2천93억원 달성…중장기적 전략도 '착착'
업계 "쿠팡, 이커머스 넘어설 것"…"비수익 부서 효율화·기업 구조 개선해야"

 

【 청년일보 】 신세계, 롯데쇼핑 등 국내 대표적인 유통 공룡기업들이 지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쿠팡의 시장내 영향력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을 넘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 이들 기업들이 비효율 부서를 통폐합하는 등 신속히 체질 개선을 도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와 롯데는 올해 2분기 중 거둬들인 영업이익 등 성과는 전년 동기에 비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우선 신세계의 경우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조8천958억원과 영업이익 4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5.9%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추이를 지속하고 있다.

 

당기순이익도 8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5.7%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주력 사업인 백화점이 매출 6천285억원과 영업이익 70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13.3% 감소하며 선방했으나 이외의 여타 사업 부문이 신세계의 성장을 발목 잡았다.

 

먼저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디에프는 매출 6천51억원, 영업손실 1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패션 및 화장품 부문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3천86억원과 영업손실 23억원을 기록하며 마찬가지로 적자전환했다. 이외 신세계까사 역시 매출 583억원과 영업손실 18억원을 기록했다.

 

홈쇼핑 업체인 신세계라이브쇼핑의 경우 매출 802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1억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이렇다 할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 신세계센트럴도 매출액이 1.5% 늘어 96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0.1% 줄어든 98억원을 기록했다.

 

유통업계의 또 다른 중심 축인 롯데쇼핑도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3조3천497억원과 영업이익 4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27.5% 감소한 수치다.

 

백화점 부문은 마산점 폐점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조5천6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본점, 잠실점, 타임빌라스 수원 등이 선방한 영향이 컸다.

 

다만, 국내 마트·슈퍼 등 그로서리 부문은 고물가와 소비 심리 둔화 속 매출이 2조5천777억원으로 3.8% 줄면서 영업손실이 354억원 발생해 적자 전환했다.

 

이커머스 부문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영향으로 매출은 4.8% 감소한 5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폭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축소됐지만, 여전히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외에도 홈쇼핑 부문은 고마진 상품 효율 부진, 판매관리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6.8% 감소했고,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컬처웍스는 국내 대형 작품 부재와 영화산업 부진 영향으로 상반기 매출이 20% 넘게 감소하며 영업손익이 적자 전환했다.

 

반면, 이커머스 업계를 주도하는 쿠팡은 신세계, 롯데와는 크게 대비되는 성과를 올렸다.

 

쿠팡Inc는 올해 2분기 11조9천763억원(85억2천400만달러·분기 평균 환율 1405.02원 기준)의 매출과 2천93억원(1억4천9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거둔 직전 최대치인 11조4천876억원(79억800만달러)을 상회한 것으로, 달러 기준 분기 매출이 80억달러 선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의 '고성장'을 이끈 사업 부문은 핵심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로, 10조 3천44억원(73억3천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 급증했다.

 

이외에도 대만·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조6천719억원(11억9천만달러)으로 작년 동기보다 33% 성장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을 넘어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 기반의 유통업체 점유율까지 흡수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기본적으로 이커머스 업체로 분류되지만,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종합 유통업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라며 "쿠팡이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많이 팔리는 생필품 등을 넘어 그로서리, 가전제품 등 오프라인 기업들이 취급하던 모든 상품 카테고리로 판매 역량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쿠팡은 이커머스 사업에서의 견고한 시장 장악력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장기적 사업 분야에도 과감한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유지하는 데 급급한 기존의 유통업체와는 앞으로도 큰 격차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세계, 롯데쇼핑 등 기존 유통 업체들이 비효율 사업 부문을 과감히 정리하는 등 고강도의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주요 경제단체의 전문가는 "쿠팡은 견고하고, 흔들리지 않는 주력 사업분야를 유지하는 데 멈추지 않고, 시장 장약력을 더 확장해가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반면, 기존 업체들은 다양한 사업 분야를 동시에 전개하면서 회사 역량이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유통업계의 '강자'라는 포지셔닝을 지속하고 싶다면,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사업 분야에 대한 과감한 효율화 작업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이커머스, 홈쇼핑, 면세점 사업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사업 부문에 대한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도 "장기적 관점에서 기존 유통업체의 기업 가치가 하락하는 요인은 미래 사업 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며 "가장 대조적으로 쿠팡은 미래 전략에 대한 예측 가능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반면, 기존 업체들은 사업 분야가 너무도 광범위해 일관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짚었다.

 

또한 "고착화되고, 경직적인 의사 결정 구조도 문제"라며 "비교적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쿠팡과 같은 신생 기업과 달리 오너 일가 중심의 권력 구조가 형성돼 있는 기존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업계 트렌드를 쫓아가는 데도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기업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부연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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