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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전환' 못 피한 롯데마트…오카도 협업 실효성 '설왕설래'

롯데마트, 작년 연간 70억원대 영업손실…오카도 협업 등 인한 투자 영향
"소비쿠폰 덕도 못봤다"…해외 사업 선전으로 국내 손실분 간신히 '만회'
2030년까지 1조원 투자해 OSP 적용 CFC 6개소 건설…미래 시장 선점
"책정 예산 턱없이 부족"…OSP CFC 운영시 라이센스 지출 비용 '안갯속'

 

【 청년일보 】 롯데쇼핑이 작년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이 가운데 롯데마트·슈퍼 사업부(이하 롯데마트)는 전년(2024년) 대비 적자로 전환하며 롯데쇼핑의 또 다른 '숙제'를 남기게 됐다.

 

롯데마트 측은 이와 같은 실적이 오카도와의 협업 과정에서 발생한 부득이한 결과라고 설명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두 업체의 협업과 그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작년 13조7천384억원의 매출과 5천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시기와 비교해 15.6% 증가하면서 유통업계의 '혹한기'를 무색하게 만드는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롯데쇼핑은 이와 같은 호실적의 요인으로 백화점 사업부의 선전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업체 측은 백화점 대형점 중심의 집객 확대와 외국인 관광객 구매 증가와 베트남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 등이 작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백화점 사업부는 작년 8조4천630억원의 매출과 5천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0.6%, 27.7%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백화점 사업부가 선전한 가운데, 롯데마트는 작년 4분기 적자 폭이 확대되는 한편, 결국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도 적자 전환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롯데쇼핑 측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작년 4분기 7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그 폭이 더욱 확대됐고, 연간 70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특히 국내 사업에서만 566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해외 사업에서의 영업이익(496억원)이 이를 가까스로 상쇄했다.

 

롯데마트는 이처럼 연간 실적이 적자로 전환한 이유로 ▲오카도(Ocado) 사업 이관으로 인한 비용 증가 ▲물가 안정을 위한 프로모션 전개에 따른 판촉비 증가 ▲인도네시아 반정부 시위로 인한 내수 부진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이중 롯데마트의 성적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영국 리테일 기업 오카도와의 협업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오는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국 6개 지점에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가 적용된 고객물류센터(이하 CFC)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롯데마트는 전국 주요 권역별로 고객 주문 시 직배송이 가능한 물류 거점을 확보하고, 제품의 '신선도'를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마트는 전국에 걸쳐 CFC가 완공될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 주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창구인 제타(ZETTA) 애플리케이션(앱)을 작년 4월 이미 출시한 상황이다.

 

롯데마트는 궁극적으로 제타 앱의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추천 ▲유연한 주문 관리 ▲신선도 관리 등의 서비스와 CFC를 통한 배송의 시너지를 통해 미래의 '대형마트 퀵커머스'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마트가 2030년까지 제시한 청사진이 실질적으로 이행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먼저 롯데마트가 2030년까지 투자하겠다고 밝힌 1조원도 턱없이 적은 금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OSP가 적용된 CFC 1개소를 건설하는 데는 최소 200억~300억달러(한화 약 3억원~5억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초기 건설 비용 그 자체보다 향후 CFC를 운영하며 소요되는 비용이 더욱 막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카도는 OSP를 적용한 CFC의 건설을 원하는 파트너사에 대해 기술을 제공하는 대신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 구조를 주력 수익 모델로 삼고 있다.

 

또한, 오카도는 미국·유럽의 주요 파트너사와 일반적으로 10년 단위의 계약을 체결해 왔다. 만약 롯데마트 역시 오카도와 10년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을 경우, CFC 운영 비용, 즉 롯데마트가 오카도에 지급해야 하는 라이선스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선진화된 OSP 기술이 적용된 CFC로 국내 수요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다고 할지라도,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오카도에 고스란히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롯데마트는 현재까지 오카도와 어떠한 구조와 방식으로 라이선스 비용을 지급하기로 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오카도의 지속되는 경영난과 환율 상승으로 협업 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카도는 2024년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6억8천500만파운드(한화 약 5조3천500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여전히 영업손실을 지속하며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는 이로 인해 '기술 제공자'인 오카도가 롯데마트를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OSP가 핵심인 시설에 오카도가 더 많은 라이선스 비용을 요구하는 등 자사의 사정에 따라 롯데마트의 부담을 높여간다면, 전국 6개의 CFC가 가동되기 이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롯데마트는 초기 투자 비용으로 인해 어떻게든 계약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롯데마트가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처하는 한편 상당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속되는 환율 상승도 롯데마트에게는 부담 요인이다.

 

롯데마트가 오카도 프로젝트를 발표한 시점은 2022년 11월이다. 당시 환율은 1천400원대 초반으로, 현 시점(1천466원, 2025년 2월 9일 기준)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한 회계 전문가는 "프로젝트 발표 시점보다 환율이 상당히 상승했고, 대외적 환경으로 인해 당분간은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롯데마트의 계획에 당초보다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양사가 만약 환율 변동을 적용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계약을 했다면, 롯데마트에게는 심각한 자금 압박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과정에서 차질을 빚고 있는 CFC 2호점과 같은 사례가 지속적으로 반복될 경우 목표한 기한 내 CFC 건설은 물론, 롯데마트가 꿈꾸는 '배송 서비스 혁신'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종사자는 "어떤 이유에서든 공사가 중단된 상황은 중장기적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계획대로 진행되어도 목표 시한이 굉장히 촉박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공사가 중단됐다는 사실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측은 "공사 과정에서 사소한 변경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단한 상황"이라며 "또한, 한파 지속으로 콘크리트 타설 등 위험한 작업을 안전한 시기에 진행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두 업체의 협업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는 데 지나치게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거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오카도 사이의 첫 번째 협업의 성과를 올해 상반기 부산 물류센터 오픈 이후에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그간 롯데마트가 막대한 자금과 역량을 투입해 온 협업의 결과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이전에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부산 지역에서 실제 성과를 거둔다고 할지라도, 결국 사업 성공의 핵심은 서울·수도권 지역 소비자 공략에 있다"라며 "비수도권 지역과 수도권 지역의 소비자들은 소비 패턴에 있어 큰 차이점을 보이는데, 롯데마트가 비수도권 지역에서 축적한 데이터에 기반해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이를 적용하고, 구체적인 성과로 남길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도 "오카도 협업이 성과를 내느냐, 마느냐의 승부처는 결국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롯데마트는 2030년까지 전국 6개 지역에 CFC를 완성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이 시간표에 따라 실제 완공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서울·수도권 지역은 쿠팡 등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이 이미 로켓 배송 등 당일·익일 배송 서비스로 확고히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라며 "이처럼 견고한 시장을 뚫고 롯데마트가 단순히 '신선식품이 더 신선해졌다'는 강점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당정청의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위한 법 개정으로 인해 롯데마트의 구상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실제 통과될 경우 롯데마트의 CFC는 새벽 배송에 있어 경쟁사에 비해 막대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며 "법적 제약이 사라진 이후 점포 기반 배송뿐만 아니라, CFC를 통해 신선한 상품을 빠른 시간 내에 배송할 수 있게 된다면 롯데마트가 신선식품 영역에서 분명히 시장을 공략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경쟁사가 갖추지 못한 첨단 유통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롯데마트로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며 "특히 향후 대형마트 업계가 2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더욱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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