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건설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주택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에 휘청이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조차 유동성 확보와 생존 전략에 골몰하는 가운데, 포스코이앤씨는 '친환경'과 '신사업'을 양 날개로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전략은 명확하다. 그룹사인 포스코의 '탄소중립' 비전에 발맞춰 핵심 플랜트(EPC) 물량을 선점하고, 이차전지 소재 등 신성장동력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 : 고정적 내부 시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동시에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에너지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하며 '더샵' 아파트로 대표되는 주택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 디벨로퍼'로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룹의 심장 '수소 환원제철'과 '이차전지'를 짓다
포스코이앤씨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그룹의 핵심 전략인 '수소 환원제철' 프로젝트다.
기존의 석탄(유연탄)을 사용해 쇳물을 만드는 고로(용광로) 방식은 막대한 탄소를 배출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규제의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에 수소 환원제철은 포스코그룹의 생존이 걸린 과제다.
이에 대한 해법이 바로 '하이렉스(HyREX)' 공법이다.
'하이렉스'는 석탄 대신 100% 수소를 사용해 철을 만드는 기술로,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만 배출해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이 공법의 상용화에 사활을 걸었으며, 포스코이앤씨는 이 거대한 '하이렉스' 실증 플랜트와 향후 상용 플랜트 건설을 사실상 전담하게 된다.
이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동시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초대형 일감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포스코퓨처엠 등 그룹사가 공격적으로 증설하는 양극재, 음극재 공장도 포스코이앤씨가 연이어 확보하며 이차전지 소재 플랜트 건설 물량도 포스코이앤씨의 비주택 부문 실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수소 및 이차전지 중요성에 따라 그룹사업의 EPC 지원역할을 적극 수행할 예정에 있다"라며 향후 방향에 대해서도 밝혔다.
◆미래 먹거리 선점...'해상풍력'과 'SMR'
포스코이앤씨의 '친환경' 행보는 그룹 내 사업에만 그치지 않고, 자체적인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선점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는 '해상풍력'으로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르(Equinor)와 손잡고 추진 중인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이 핵심이다.
지난 5월 기본설계(FEED) 계약을 체결하며 EPC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기위한 전략적 행보도 주목된다.
또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선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과 달리 공장에서 모듈식으로 제작해 안전성이 높고, 부지 제약이 적으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무탄소 전원'으로 꼽힌다.
포스코이앤씨의 접근 방식은 '파트너십'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과 4세대 원자로로 꼽히는 '고온가스로(HTGR)' 공동 개발 MOU를 체결했으며,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i-SMR(혁신형 소형원자로)' 개발 컨소시엄에도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한국수력원자력(KHNP)과 '국내외 청정에너지 분야 상호 협력' MOU를 맺고, 경주시 등 지자체와 SMR 1호기 실증단지 유치 및 SMR 전력을 활용한 수소환원제철 협력을 추진하는 등 SMR 관련 전방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SMR이 상용화될 경우, '원자로' 자체는 모듈로 들어오더라도 원자로를 안착시킬 핵심 구조물과 터빈 건물, 전력 계통 등 나머지 플랜트시공은 필수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이 분야에서 축적된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SMR 플랜트 EPC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더샵'과 '오티에르'의 안정감에 '미래'를 더하다
물론 포스코이앤씨에게 '더샵'과 오티에르로 대표되는 주택 사업은 여전히 중요한 캐시카우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포스코이앤씨가 주택 사업 의존도를 전략적으로 낮추고, 친환경 플랜트와 신재생에너지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다변화하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경기 침체기에 대부분의 건설사가 '생존'을 고민할 때, 포스코이앤씨는 그룹 시너지와 친환경 신사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러한 포트폴리오의 질적 차이가 향후 건설업계의 순위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 역시 "당사는 기존 영위하는 사업 뿐만 아니라 에너지 수요 확대 전망에 따른 관련 신사업에 대해서도 진출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