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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톡신 ‘균주 전쟁’ 일단락…美 ITC, 메디톡스 손들어줘(종합)

ITC 행정판사 “대웅제약, 영업비밀 침해” 예비판결
메디톡스, 오는 11월 최종판결 앞두고 승기 잡아
대웅제약 “납득할 수 없어”…메디톡스 “대웅 측 명백한 거짓말 밝혀져”

 

【 청년일보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ITC)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사이의 ‘보툴리눔 툭신’ 균주 전쟁에서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7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등에 따르면, 미국 ITC 행정판사는 6일(현지시각)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예비판결(Initial Determination) 했다.

 

그러면서 대웅제약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현지 제품명 주보)를 10년간 수입금지하는 명령을 최종 결정권을 가진 ITC 위원회에 권고했다. 나보타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불공정 경쟁의 결과물인 만큼, 미국 시장에서 배척하겠다는 것이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과 ‘나보타’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인 균주 출처를 놓고 갈등을 벌여왔다.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이 자사의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문서 등을 훔쳐 갔다고 주장하며 국내외에서 민·형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지난해 1월에는 ITC에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대웅제약을 공식 제소한 바 있다.

 

긴 싸움을 이어오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이날 ITC 예비판결이 나오며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먼저 대웅제약은 ITC의 예비판결이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한 정책적 판단이며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ITC로부터 공식적인 결정문을 받는 대로 이를 검토한 후 이의 절차를 진행한다는 게 대웅제약 측의 계획이다.

 

ITC 행정법 판사의 예비판결은 그 자체로 효력을 가지지 않는 권고사항에 불과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위원회는 예비판결의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해 파기(reverse), 수정(modify), 인용(affirm) 등의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고 다시 대통령의 승인 또는 거부권 행사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예비판결은 행정판사 스스로도 메디톡스가 주장하는 균주 절취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명백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16s rRNA’ 차이 등 논란이 있는 과학적 감정 결과에 대해 메디톡스 측 전문가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인용했다”며 “메디톡스가 제출한 허위자료 및 허위 증언을 진실이라고 잘못 판단한 것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디톡스의 제조기술 도용, 관할권 및 영업비밀 인정은 명백한 오판임이 분명하므로 이 부분을 적극 소명해 최종판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메디톡스는 ITC의 예비판결이 번복된 전례가 흔치 않은 만큼 이번 예비판결을 통해 승기를 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TC 행정판사의 판결로 경기도 용인의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임이 입증됐으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나보타를 개발한 것이 진실로 밝혀졌다는 게 메디톡스 측의 설명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기술을 도용했음이 이번 판결로 명백히 밝혀졌다”며 “이번 판결은 대웅제약이 수년간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고객들에게 균주와 제조과정의 출처를 거짓으로 알려 왔음이 객관적으로 입증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자료가 제출되면 한국 법원은 물론 검찰에서도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는 ITC의 판결과 동일한 결론을 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미국 ITC에 제출된 여러 증거자료와 전문가 보고서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을 더욱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5년 넘게 이어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 싸움에서 메디톡스가 승기를 잡았다”며 “아직 최종판결이 남긴 했지만,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사업은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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