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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친화강소기업 (中)] 청년을 부르는 사내분위기...'조직문화와 워라밸'

존중이 조직문화 평가 좌우…직무환경 직장 선택에 영향 미쳐

 

우리나라 전체 기업 중 중소기업의 수는 지난해 8월 기준 약 728만 개로 전체 기업 수 729만개의 99.9%를 차지한다. 이 같은 양적 확대와 비중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은 높은데 중소기업은 사람을 충원하지 못하는 기업과 청년사이의 미스매칭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일보는 이같은 미스매칭 해소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청년친화강소기업 현황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청년이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청년과의 동행

(中) 청년을 부르는 사내분위기...조직문화와 워라밸

(下) 수도권 편중...중기 인식 전환·정보 제공은 과제

 

 

【 청년일보 】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해 6월 청년구직자 1천200명을 대상으로 '2022 청년 일자리 인식 조사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구직 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건은 일과 여가의 균형 보장이 33.2%, 임금 만족도가 22.2%, 건강한 조직문화·사내 분위기가 15% 순이다. 


특히 취업 준비 기간이 1년 이상인 응답자의 경우 건강한 조직문화·사내분위기, 근무환경, 고용 안정성에 대한 고려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청년친화강소기업은 청년들이 회사에 바라는 조건들을 일정 수준 갖춘 중소기업이다. 정부는 이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더 많은 중소기업을 청년이 일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 일 힘든 건 참아도, 사람 힘든 건 못 참는다 

 

지난 2021년 9월 MIT 슬로언 매니지먼트 리뷰(MIT Sloan Management Review, 이하 MIT 슬로언)가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 올라온 약 400만건의 리뷰를 분석해 '직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내 문화 10가지'를 발표했다. MIT 슬로언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발행하는 기업 경영을 위한 연구 기반 잡지다. 


사내문화를 평가하는 10가지 요소는 존중·지원적 리더·리더의 핵심 가치 실천·악질 관리자 존재·비윤리적 행동 여부·혜택·복지·학습 및 개발·고용안정성·조직개편 등 이었다. 이 중에서도 존중은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회사 내에서 존중받는다고 느끼는지에 따라 조직문화 평가가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청년친화강소기업으로 선정된 컨설팅 및 교육 콘텐츠 제작 기업 '가인지캠퍼스'는 상호 존중하는 사내 분위기를 가진 회사다. 자유로운 조직 문화 바탕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있다. 


가인지캠퍼스는 고정된 자리가 없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일하는 장소가 된다. 원한다면 인근 카페에서 업무를 볼 수도 있다. 상급자에게 일할 장소를 미리 보고하지도 않는다. 서로의 스케줄을 공유하는 어플리케이션 캘린더에 그날 하루 자신이 있을 장소를 기재하기만 하면 된다.

 

직원이 무엇을 하지는 매일 확인하지도 않는다.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성을 주고 직원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장려한다. 


김혜민 가인지캠퍼스 인사팀 매니저는 청년일보와의 통화에서 "매일하는 업무 보고가 직원은 물론 경영자에게 또 다른 업무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자유로운 분위기가 주도적인 업무 태도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인지캠퍼스에는 자기증명보고서라는 독특한 승진 심사 문화가 있다. 3개월, 1년 단위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자신의 성과를 스스로 증명하고 이를 반영한다. 상급자의 일방적인 평가만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와 기여도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 생긴 제도다. 


김혜민 매니저는 이에 대해 "상급자가 일방적으로 업무 평가를 하면 직원 입장에서는 이에 맞춰 일을 하려고 하게 된다"며 "이는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업무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가인지캠퍼스는 그 책임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니라 회사의 문화에 녹아들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매주 금요일 대표와 직원들이 만나 회사의 철학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이러한 회사의 생각을 내재화하는 시간이다. 


김혜민 매니저는 "가인지캠퍼스는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까지 상당히 젊은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면서 "퇴근 후 편하게 어울리기도 하는데, 직장 동료를 넘어 인간적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게 청년들이 회사로 모여드는 이유인 것 같다"고 전했다. 

 

 

◆ 균형 잡힌 일과 생활이 만족도를 높인다 


공주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지난 2019년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근로자의 직무환경 개선이 개인의 업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직장인 대부분이 깨어있는 시간 중 3분의 2 이상을 직장에서 보낸다. 자연스럽게 직업 환경이 근로자의 심리·육체·정신건강·사회 등 다방면에서 영향을 미치며 퇴근 후에도 직업의 심리적·사회적영향력은 지속된다.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무환경이 근로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 본 결과, 흔히 '워라밸'이라 부르는 일과 삶의 균형이 구직자들이 직을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환경은 업무성과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는데, 연구진이 설정한 직무환경 요인은 급여수준·인사제도·동료관계·작업환경, 업무성과 요소는 업무시간·직무만족도·성취감·기여도 등 이다. 

 

지난해 청년친화강소기업에 선정된 모바일 앱·웹사이트 데스팅 자동화 솔루션 제공 기업 '앱테스트에이아이'는 직무환경을 개선해 직원들이 워라밸을 지켜갈 수 있게 노력한다.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연간 헬스클럽비 지원은 워라밸을 위한 제도다. 건강한 신체가 삶의 질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완화한다고 생각해 시작했다. 자유로운 재택근무, 시차자율출퇴근제 등도 시행한다. A/S 기사가 집에 방문하거나 관리사무소·우체국·은행을 들릴 일이 있다면 연차를 사용하는 대신 재택근무, 자율출퇴근제를 사용한다. 


꼭 중요한 일정이 있어야만 자율출퇴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침형·저녁형 인간이 있는 것처럼 개인마다 일이 잘되는 시간이 있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업무 성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앱테스트에이아이는 억지로 회사의 스케쥴에 맞추기 보다는 개인의 바이오리듬에 따라 업무시간을 조율할 수 있게 자율출퇴근제를 활용한다.
 

김소현 앱테스트에이아이 경영지원팀 팀장은 청년일보에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하는 자율출퇴근제는 가장 인기가 많은 제도"라며 "자율출퇴근제가 아닌 회사는 근무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취미활동을 권장하는 동호회비 지원도 호응이 좋다. 현재 회사 내에는 러닝·클라이밍·게임·도자기공예·크로스핏 등 다양한 동회화가 있다. 동호회 지원 전에는 직원 대부분이 집과 회사를 왕래하는게 일상의 전부였지만 지원 후부터는 여가시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어 사내 분위기도 달라졌다.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급여 부분에서도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게 회사 실적에 따라 현금을 지급하는 성과공유제를 도입했다. 회사에 기여하는 개인의 성과가 피부로 와닿을 수 있게 스톡옵션 제도도 시행한다. 스톡옵션 제도는 해당 기업의 주식을 임·직원에게 배분하는 것을 말한다. 


김소현 팀장은 성과공유제와 스톡옵션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에 대해 "대부분 회사가 복지를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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