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신한카드 노사가 임금단체협상을 두고 장기간의 협상에도 불구 이렇다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신한카드 노조는 사측의 입장 변화를 한 차례 더 촉구하는 한편 사측과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투쟁 시위 등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해 충돌조짐이 일고 있다.
28일 카드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산하 신한카드 지부(이하 신한카드 노조)는 최근 사측과의 11차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했으나, 양측간 합의점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 노사는 지난 8월 28일 올해 첫 대표교섭 상견례를 시작한 후 석달째인 현재까지도 임금인상률을 비롯해 노사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공회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노조측이 제시한 최초 임금인상율 제시안은 7%대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5월 현대카드가 2023년 임금단체협상에서 전체 직군(계약직 포함) 평균 7.0%의 임금인상율에 합의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측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업황등을 감안할 때 노조측의 요구안은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지난해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여전채 등 조달금리가 큰 폭 오르면서 카드업계의 업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으로, 노조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국내 카드업계 1위사인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천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했다. 게다가 꾸준히 오르는 여신전문채권(이하 여전채) 금리와 함께 연체율까지 상승하면서 4분기 역시 양호한 실적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신한카드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경영환경이 어렵다는 핑계를 대면서 제대로 된 숫자(임금인상률)를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말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사측이 보다 진전된 제안을 제시할 것이란 가능성이 없는건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협상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노조가 교섭에만 집중해 왔으나, 이제는 조합 대의원들을 상대로 현재까지의 교섭 진행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향후 대응책을 논의해볼 시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한카드 노조는 사측이 보다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지 않고 협상을 파행으로 몰고 갈 경우 내주 중 대의원 회의를 소집해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연말을 앞두고 노사간 충돌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신한카드 노조는 내달 7일 본사 앞 투쟁 시위 선포식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신한카드 외에도 KB국민카드와 BC카드, 롯데카드 등도 임단협 협상을 진행 중이며, 하나카드의 경우 최근 조합원을 상대로 임단협 안건 공모에 착수한 만큼 조만간 본격적인 임단협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노사간 임단협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한 카드업계 노조 관계자는 "현재 여타 카드사들 역시 임단협 교섭 초반이라, 구체적인 제시안은 크게 알려전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사측이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공통된 주장을 제기하며 임금인상률을 최대한 낮추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