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신한카드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을 두고 좀 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교섭 체결을 위해 쟁의조정 신청 등 투쟁 시위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어 상당기간 진통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임단협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투쟁 시위를 통해 압박해 나간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24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사무금융노조 신한카드지부(이하 신한카드 노조)는 내달 1일 대의원 회의를 열고 신한카드 노사간 임단협에 대한 투쟁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노사는 지난 9월 20일 올해 첫 임단협 교섭을 시작한 이래 임금인상률과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좀 처럼 합의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임금인상률의 경우 노조는 물가 상승률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소비자물가에 비례한 임금인상을 통해 실질소득의 감소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3분기 기준 전국 소비자물가는 전년과 비교해 5.9% 상승한 상태다.

또한 노사는 임금피크제 폐지 여부를 두고도 충돌하고 있다. 노조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운영중인 임금피크제는 56세부터 4년간 진행된다. 결국 두 안건을 두고 노사간 충돌을 빚어오면서 양측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국면이다.

이에 신한카드 노조는 내달 1일 대의원 회의를 열고 쟁의 조정신청 및 쟁의 찬반투표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쟁의조정신청은 파업과 같은 노조 투쟁의 전 단계로, 노동쟁의가 발생하면 관계 당사자 어느 일방이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후 노동위원회는 일반사업은 10일, 공익사업은 15일 이내에 조정을 종료해야 하며, 해당 기간이 경과할 경우 신청자는 조정 여부에 관계없이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김준영 신한카드 지부장은 "사측이 협상에 대한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노조가 판단하기에는 시간 끌기로 여겨진다"면서 "내달 1일 대의원 회의에서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 등 구체적인 투쟁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카드 노사는 매년 임단협을 두고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신한카드 노조는 올해 초에도 작년 임금단체협상에서 난항을 겪어오다 결국 사옥 앞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한 끝에 협상 타결을 이룬 바 있다.

신한카드는 작년 연간 당기순이익 6천750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노조는 최고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조합과 조합원들에게 온당한 대우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지부장은 "조합원들이 연내 협상 타결을 원하는 상황인 만큼, 12월 초부터는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카드는 카드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었다. 신한카드의 올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5천877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9.1% 증가한 규모다. 이에 올 4분기 예상되는 순이익 규모를 감안할때 올해 총 순이익규모는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