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두고 사측과 장기간 협상을 벌여온 신한카드 노조가 결국 투쟁에 돌입한다.
올해 고금리 여파로 카드업계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임금인상률을 낮추려는 사측과 이를 저지하려는 노조의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6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신한카드 지부는 오는 7일 서울 중국에 위치한 신한카드 본사에서 '임단협 투쟁선포식'을 열고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신한카드 노사는 지난 8월 28일 올해 첫 대표교섭 상견례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임금인상률을 비롯한 임단협 쟁점에서 노사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노조 측이 제시한 최초 임금인상율 제시안은 7%대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5월 현대카드가 2023년 임금단체협상에서 전체 직군(계약직 포함) 평균 7.5%의 임금인상율에 합의한 점을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률에 대해선 언급을 꺼렸지만, 노조 입장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신한카드 노조 관계자는 "11차례 사측과 협상을 이어왔지만 현재 큰 변화가 없는 만큼, 투쟁에 나서게 됐다"면서 "우선 7일 오전 대의원 회의를 진행하겠지만 대의원들도 현재 투쟁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노조는 투쟁선포식 이후 피켓시위 등 각종 대내외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쟁의조정 신청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노위 조정회의에서도 노사가 합의점을 마련하지 못해 조정이 중지될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을 비롯한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노조 관계자는 "다음주까지 사측의 이렇다 할 입장변화가 없다면, 중노위 쟁의 조정 신청을 통해 투쟁수위를 올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측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영향으로 카드업계 업황이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 3분기 전업 카드사의 합산 순이익은 7천369억원으로, 전년 동기(8천626억원) 대비 15.0% 감소한 수준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 역시 올 3분기 1천522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0% 줄어든 수치다.
더욱이 최근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은행권을 넘어 카드 등 여신금융업계로 번지고 있는 점도 카드사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카드업계의 업황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순이익이 꾸준히 나고 있는 상황에서 업황을 핑계로 직원들의 임금을 낮출 수는 없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