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과의 통합 계획을 공개한 이후, 창업주 가족 간 경영권 갈등이 내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전개될 전망이다.
통합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한미약품그룹에 복귀해 경영에 참여할 의향을 밝혔지만, 한미그룹 측은 "법과 절차에 따라 통합과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13일 임종윤·임종훈 두 형제는 보도자료를 통해한미약품그룹 경영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사회를 통해 경영권 교체 후,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임종훈 사장이, 자회사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임종윤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직접 경영에 나서 한미 100년을 이끌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지난 8일 주주총회에 자신들을 포함한 이사 후보자 6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달라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했다.
또한 이들은 "단순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한미약품그룹을 경영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한미그룹의 현 경영진이 전 회장 임성기의 사후 밀실 경영으로 기업 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들의 이사회 진입 여부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종윤, 임종훈 두 형제측 지분은 28.4%로, 31.9%인 송영숙 회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과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현문화재단(4.9%)과 임성기재단(3%)은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표대결 양상은 더 격화될 것이란 평가다.
OCI그룹은 대기업집단에 속하고 대기업집단의 공익법인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OCI와 통합을 결정한 한미사이언스의 재단들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미그룹 측은 "3월 주주총회 시점에서는 아직 OCI그룹과 통합 절차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공익재단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한편 양측은 지분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미사이언스 지분의 약 12%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신 회장은 중립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여타 투자자와 소액주주를 설득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