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유통업계에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살리고, 고객 경험을 극대화해 방문객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리테일테인먼트'가 주목받고 있다.

리테일테인먼트란, 샘 월튼 월마트 회장이 쇼핑에 재미를 부여해 고객들의 점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매출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지난 1997년 개최한 전미소매업대회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월마트는 당시 많은 쇼핑몰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고가의 경품 추첨행사를 중단하고 바나나 무게 맞추기 대회, 고리 던지기 대회 등 고객들이 직접 참여해 쇼핑공간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행사들을 열었다. 리테일테인먼트 마케팅은 월마트의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이렇듯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포토존이나 이벤트 등 여러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한 팝업스토어가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이노션에서 공개한 키워드 검색량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대비 2022년에 62% 이상 급증했을 뿐만 아니라, 연령대별 검색량 중 2030 세대의 팝업스토어 검색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팝업스토어 방문 경험 및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콘텐츠형 팝업스토어(63.1%)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오래 머물고 싶은 체험형 팝업스토어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20대 72.0%, 30대 78.8%, 40대 74.8%, 50대 69.2%), 체험이나 전시 공간이 부족한 팝업스토어에는 흥미가 떨어진다(20대 57.6%, 30대 57.2%, 40대 61.2%, 50대 59.2%)는 응답이 연령과 관계없이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체험형 팝업스토어 열풍은 수많은 고객들의 발길도 끌어 모았다.

오비맥주의 맥주 브랜드 카스가 지난해 6월 여름을 맞이해 두 달 동안 진행한 '카스쿨 팝업 매장'에는 총 6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카스쿨 팝업스토어는 텐텐 게임 앱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한 게임 플레이존, 나만의 카스 캔을 커스텀 할 수 있는 카스 캔 아트 존, 트램펄린 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트램펄린 포토존 등 방문객이 직접 체험하며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기획했다.

이 같은 노력은 여름 성수기 맥주 시장 성과로도 이어졌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5~7월 국내 맥주 가정 시장에서 '카스 프레시'는 41.4%의 점유율로 맥주 브랜드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주류뿐만 아니라, 명품 브랜드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샤넬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협업해 북촌 한옥마을에 조향 마스터 클래스를 열어 향수의 히스토리와 특징, 그리고 T.P.O에 맞는 향수 스타일링 팁을 제공하는 등 방문객의 취향을 바탕으로 여러 향을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 밖에 유통 대기업은 올해 신성장 동력으로 공간에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리테일을 중심으로 아트·엔터테인먼트 등 다채로운 콘텐츠와 신세계 브랜딩이 결합한 '복합공간 구축' 계획을 밝혔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부동산과 리테일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신세계의 가치를 담은 '복합 공간'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