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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한 장도 아끼자"…대형마트의 '눈물 겨운' 출구전략

대형마트 업계, 먹거리 중심 고물가 기조 장기화에 '혹한기' 돌입
희망퇴직·특화점포 강화·판관비 축소 등 출구전략 해법에 '진땀'

 

【 청년일보 】 국내 대형마트업계가 고물가 기조 장기화 속 실적 개선을 위한 해법 모색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실적 악화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희망퇴직을 통한 직원 축소 및 판매관리비 절감 등 고정비용 축소를 통해 경영안정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 지속에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심화되는 반면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직접 마트를 찾는 발길도 줄어들고 있어 좀 처럼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업계는 고물가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혹한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먹거리, 생필품 등 대형마트에서의 소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가 이전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전자상거래(이커머스)의 부상도 대형마트업계의 실적 개선을 가로막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각종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내세우며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지만, 접근성·가격 등의 측면에서 이커머스가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슈퍼) 등 주요 대형마트 3사의 현황은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이마트는 작년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마트 부문만 보더라도 2023년 연간 총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6조5천500억원, 1천8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022년)보다 각각 2.1%, 27.4% 감소했다.

 

전체 실적을 놓고 봤을 때 신세계건설이 부진이 큰 악재로 작용했지만, 대형마트업계의 전반적 부진 속 업계 1위 이마트 역시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 평가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달 25일 창사 이후 처음으로 첫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대상은 근속 15년 이상(2009년 3월 1일 이전 입사) 관리직군이며, 신청 기간은 지난 12일 까지였다.

 

당시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며 업계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이마트는 저비용 구조를 확립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수익확대를 위한 상품 원가 경쟁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점의 리뉴얼 등 구조적 혁신에 집중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점포 구조 혁신을 위해 비효율 직영 MD를 축소하고 집객력 있는 테넌트 확대에 나선다.

 

이마트는 올해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의 오픈을 계획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점포는 이마트의 강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그로서리 중심의 포멧이다. 이마트는 이와 같은 출점 형태 다변화를 통해 인구구조 변화와 고비용 시대 대응하며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10월 쓱데이 및 11월 창립기념 행사 등 고객 혜택 확대를 위한 대규모 행사 계획 중"이라며 "앞으로 점포의 외형성장을 재개하고, 기존점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이마트만의 오프라인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22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 매출 6조6천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6조4천8백억원) 대비 약 1.9% 증가했다. 다만, 같은 시기 영업손실은 1천3백억원에서 2천6백억원으로 94.8% 급증했다.

 

이 가운데 홈플러스는 '통합 소싱 고도화'와 미래형 점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을 필두로 올해 실적 반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2004년 시작된 익스프레스 사업 초창기부터 대형마트, 익스프레스(SSM) '먹거리' 품목에 대해 원팀 통합 소싱을 운영해오며 노하우를 쌓아온 바 있다.

 

홈플러스가 내세우는 통합 소싱 고도화는 구매 단계의 통합뿐 아니라 '상품 판매 단위'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해 최적화된 상품을 구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례로 시즌별 주요 상품을 기획할 때 고객 소비 패턴을 고려한 최적의 단량으로 동일하게 설정해 전국 각 점포에 도달하는 상품 단위를 일원화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러한 상품 단위 통합은 규모의 경제를 가능케 해 강력한 가격 경쟁력과 통합 마케팅에 따른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미래형 점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의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산지에서 고객의 식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효율화함으로써 산지 농가와 협력사가 상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한편,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홈플러스 측은 신선식품 전문성 강화를 위해 상품1부문 내 신선식품MD팀을 부문 직속 부서로 새롭게 편제해 운영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품 개발, 트레이딩 등을 결합한 협업 체계를 한층 강화해 홈플러스만의 차별화 상품을 최적의 시즌에 제공하는 통합 마케팅 시너지 창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10년만에 최대 규모의 흑자를 낸 롯데마트·슈퍼는 지속적인 운영 효율화로 올해 1분기 역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작년 매출 5조7천347억원과 영업이익 8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9% 감소하고, 80.4% 늘어난 수치다. 롯데슈퍼의 경우도 매출은 1조36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롯데마트와 슈퍼 부문이 통합되며 물류 효율 및 소싱의 시너지가 본격화된 결과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지만, 위 두 업체에 비해 비교적 좋은 성적을 받아든 롯데마트·슈퍼 역시 시장 불황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마트·슈퍼가 비효율적인 업무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임직원의 아이디어를 모아 현장에 적용하는 '아이디어 고(GO)'를 통해 영수증 용지 낭비를 개선한 게 대표적 사례다.

 

회사 측은 작년 초부터 이를 적용해 2만2천회 분량의 용지를 아껴 연 3천만원 가량을 아꼈다. 이를 비롯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장에 적용해 작년에만 100억원의 비용을 감축했다.

 

올해 롯데마트·슈퍼는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을 비전으로 삼고,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신선식품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방점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그로서리 전문 매장 구축과 함께 통합 소싱, 신선식품 품질 개선 프로젝트 등 기반으로 한 상품 경쟁력 강화를 진행중이다.

 

또한 롯데마트·슈퍼는 현재 진행 중인 'THE(더) 큰 세일'의 후속 세일인 콜! 더 큰 세일' 할인 행사를 오는 18일부터 열고 소비자의 이목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해당 행사에서는 과일, 채소 등의 신선 먹거리 할인과 나들이족을 겨냥한 치킨, 초밥 델리 상품을 할인할 예정이다.

 

여기에 같은 날부터 2주간 헤어·바디·생활용품 등 주요 비식품을 1+1, 반값에 선보이는 '뷰티플렉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마트·슈퍼 관계자는 "올해 롯데마트와 슈퍼는 신선 먹거리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이 가질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은 바로 '고품질 신선 먹거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마트와 슈퍼는 '신선을 새롭게'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신선 식품의 품질 개선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영업 이익 개선을 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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