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연휴를 맞아 재계의 '상생경영' 행보가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그중 국내 대기업들이 협력사들의 자금 유동성 지원을 위해 납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재계에선 매년 설날, 추석 등 명절 전에 납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가운데, 올해도 협력사와의 상생을 도모하고 동반 성장하기 위한 국내 대기업들의 ESG 행보가 새삼 재조명받고 있다.
17일 국내 4대 그룹(삼성·LG·현대차·SK) 주요 계열사가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3년부터 협력사 교육을 전담하는 '상생협력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수원사업장 인근 3천평 규모의 협력회사 전용 연수원을 활용해 다양한 컨설팅, 교육, 채용 관련 협력회사 지원 프로그램을 전액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상생협력 아카데미는 삼성전자 임직원 양성을 통해 검증된 리더십·제조·품질·구매·영업 등의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교육센터', 인재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회사 임직원의 채용을 지원하는 '청년일자리센터', 삼성전자가 50여년간 발전시켜온 기술과 노하우를 협력회사에 공유·전수하는 '컨설팅센터' 등 3개 센터로 구성돼 있다.
특히 교육센터에서는 협력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350여개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1차 협력회사뿐만 아니라 2, 3차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최근에는 환경안전, 공정거래 외에도 온실가스 감축 및 목표 관리, 공급망 실사 대응 등 ESG 교육 체계를 신설해 협력회사 임직원의 역량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은 협력회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상생펀드 및 물대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상생·물대펀드 규모는 2010년 2조3천억원에서 시작해 현재 3조4천억원으로 증가했다. 협력회사들은 조성된 펀드를 활용해 시설투자, 연구개발(R&D) 등 회사 발전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EU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ESG 경영정보 공시 등 글로벌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ESG 관련 교육을 매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ESG 리스크 관리 및 실사, 온실가스 감축 및 관리 등의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같은 기간 1천억원 규모의 협력사 ESG펀드를 신설해 현재 총 3천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운영하며 경영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2004년부터 신규 설비 및 자동화 설비를 투자해야 하는 협력사에는 매년 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무이자로 제공하며 협력사의 제조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협력업체의 사이버 보안 경쟁력 강화 및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업체 상생을 위한 사이버 보안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국내외 공급망 전문가들이 참여해 소프트웨어 공급망 보안과 다국적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서 "협력업체가 사이버 보안 공격으로부터 제품과 서비스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가 지난 4월 고용노동부와 '자동차산업 상생협력 확산 협약'을 체결하고 기존 1·2차 협력사 대상 금융 및 경쟁력 강화 사업 지원 대상을 3차 협력사까지 넓히는 등 협력사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지속 실시하고 있다.
2022년에는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5조2천억원 규모의 협력사 손익 지원 및 유동성 지원, 경쟁력 향상 지원 등을 아우르는 '新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1천억원 규모의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 지원 펀드'도 운용하고 있다.
이밖에 SK하이닉스는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해 지난 2018년부터 'SHE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전·보건·환경(SHE, Safety·Health·Environment) 컨설팅은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협력사의 SHE 분야를 점검하고 관리자 역량교육,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집중 컨설팅, 산업보건 관리 프로그램 지원 등 맞춤형 솔루션을 무상 제공하는 사회적 가치(SV) 프로그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64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해 총 2천503건의 불합리 사항을 발견하고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직업병 예방 교육, 근골격계질환 예방 및 재활상담 등 각 협력사에 필요한 직업 건강 프로그램을 선정해 협력사 구성원 5천966명을 대상으로 총 351회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