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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HBM 주도권 다툼 "치열"…삼성·SK '진검승부' 예고

6세대 제품 HBM4, 집적도 크게 높아져 성능 대폭 개선

 

【 청년일보 】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속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양사는 차세대 HBM으로 꼽히는 HBM4(6세대)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 고객 엔비디아에 사실상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HBM4'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HBM4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복수 고객사와 맞춤형(커스텀) HBM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고객의 요구사항을 만족하기 위해 제조 관련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해 외부·내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HBM4는 기존 HBM3E(5세대)보다 집적도가 크게 높아져 성능도 대폭 개선된다. 거의 같은 크기의 칩에 2배 더 많은 단자가 들어가는 만큼 데이터 처리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전력 효율도 좋아지는 것이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앞서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HBM4를 다수 탑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면서 "삼성전자가 양산 로드맵을 밝히고 사활을 건 만큼, 이를 제때에 공급할 수 있다면 HBM 시장 판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BM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차세대 HBM4 제품 선점 및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SK AI 서밋 2024에서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최 회장은 "젠슨 황 CEO는 뼛속까지 엔지니어인데 마치 한국인 같다. 빨리빨리 일정을 앞당기길 원한다"면서 "엔비디아는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나올 때마다 SK하이닉스에 더 많은 HBM을 요구하고, 합의된 일정도 항상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번 젠슨 황과 만났을 때 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에게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최대한 해보겠다고 하더라"면서 "이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박문필 SK하이닉스 HBM PE(프로덕트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은 'SK AI 서밋' 2일차인 지난 5일 향후 HBM4에 대한 로드맵을 공유했다.

 

박 부사장은 "HBM4부터 대만 TSMC의 '로직 파운드리'를 활용한 커스텀(맞춤형)과 JEDEC 표준 제품이 공존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특히 커스텀 HBM에서는 베이스 다이에 SK하이닉스의 설계자산(IP)과 고객사의 IP가 함께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4 12단 제품은 내년 출하하고 오는 2026년 수요 발생 시점에 맞춰 HBM4 16단 제품 출시도 준비한다는 목표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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