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임종룡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주 내·외부에서 임 회장의 연임을 견제할 만한 경쟁 후보가 없는데다 임 회장의 임기 중 이뤄낸 경영 성과와 조직 안정성 등에 호평이 잇따르면서 연임에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달 28일부터 차기 회장 선임 프로세스를 가동하고 있다. 임추위는 내부(5명)·외부(10명)로 구분해 두 달 가량 후보 발굴, 적격성 검토, 심층 인터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추위는 사외이사 7인 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경영승계절차는 경영승계규정 및 최고경영자 경영승계계획을 기반으로 약 2개월여간 진행될 예정이다.
회장 후보로는 내부인사로는 임종룡 우리금융 현 회장을 비롯해 권광석·조병규 전 우리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외부 인사로는 손병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 바 있으나, 손 전 이사장은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손 전 이사장 역시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설에 선을 그었다. 손병두 전 이사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추천설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임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회장 취임 이후 은행에 쏠려있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비은행 부문의 체질 개선과 신성장 동력 확보 전략이 가시화되면서 그룹의 수익 구조가 안정적인 형태로 재편됐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또한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연이어 성사시키며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순이익 1조2천444억원, 누적 2조7천964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탁월한 경영 수완에 이어 과거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으로 갈라져 있던 사내 동우회를 통합해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한편 부당 대출 근절을 위해 임원 여신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점 등도 주요 치적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 내에서는 오랜 기간 출신 은행에 따른 내부 갈등이 적지않았다. 지난 1970년대에 상업은행, 한일은행에서 각각 설립된 동우회는 1999년 두 은행의 합병 이후에도 통합되지 않은 채 26년간 별도로 운영돼 오면서 내부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에 임 회장은 취임 이후 양 동우회의 간부를 직접 만나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설득해온 끝에 최근 양측간 통합을 이뤄냈다.
또한 디지털·AI 기반 업무 혁신, 리스크 관리 조직의 고도화 등 중장기 전략을 구체화해 온 점도 연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임 회장을 대체할 만한 경쟁 후보군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우리금융 내부 후보군에는 임종룡 회장을 비롯해 정진완 현 우리은행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주요 법인장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중 정진완 현 행장의 경우 임 회장과 각별한 관계이자, 임 회장이 선임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우리금융지주 내부에서는 주요 계열사 CEO에서 카드·캐피탈 대표들이 후보군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편입된 증권·보험 CEO의 경우 '전문성 특화' 인사들이었다는 점에서 회장 상시 후보군에는 제외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자회사(비은행 계열사) 대표 출신들이 선임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임 회장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임 회장 재임기간 중 증권사, 보험사 등을 인수해 외형을 확장하고 계파 갈등을 야기하는 동우회를 통합하는 성과가 뚜렷한 상황이라 이렇다할 대항마가 나오질 않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경영 안정성을 우선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점에서 급격한 리더십 교체에 대한 요구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금융권 전반에 걸펴 고금리·규제 강화·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라는 ‘3중 복합 리스크’ 속에 있는 만큼 안정적인 리더십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각되고 있기도 하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상황이 불확실해 안정적 리더십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연속성을 가지고 그룹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지주를 둘러싼 내부통제 이슈는 여전히 잠재 리스크로 남아 있는 만큼 이 사안이 연임 심사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내부통제 이슈가 남아있기는 하나, 임 회장이 내부통제 강화와 재발방지 체계 구축을 그룹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직접 챙겨온 점은 오히려 ‘관리 의지’를 증명하며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내부통제 이슈가 큰 약점으로 부각된 상황에서 오히려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과 안정성 확보란 요구가 연임의 필요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