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향년 7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이건희 회장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끈 '한강의 기적'의 주역은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와 함께 재계는 3·4세대 총수를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9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룹 총수 자리를 두고 형제간 갈등이 있었으나, 현재 롯데는 2세대이자 둘째 아들인 신동빈 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고 있다.
국내 2위 그룹까지 성장시켰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LG그룹을 이끈 2세대 총수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도 지난해 12월 별세했다. LG그룹의 경우 2018년에 3대 회장인 구본무 전 회장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현재 구광모 회장이 지휘하는 4세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지난 14일 취임하면서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년간 그룹 수장으로 현대차를 이끌어온 아버지 정몽구 회장은 세대교체와 혁신 차원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GS그룹도 허창수 명예회장이 물러나고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4세 경영에 돌입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세홍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전선에 뛰어들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최근 취임했으며,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지난해 4월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총수에 올랐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에 각각 지분을 증여하면서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효성그룹은 조석래 명예회장이 2017년 퇴진한 후 장남 조현준 부회장이 회장으로, 3남 조현상 부사장이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코오롱 그룹도 이웅열 전 회장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장남 이규호 상무가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선임됐다.
3·4세대 총수는 대부분 40~50대로 젊은 편이다. 서로 간 견제가 치열했던 전 세대와 달리 서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개혁'과 '혁신'에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새로운 경영 환경이 정착될 것으로 재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혁신'을 강조하는 젊은 총수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높다"며 "3·4세대 총수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재계는 이전보다 빠르고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