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홈페이지. [사진=쿠팡플레이 홈페이지 갈무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6316992266_efc4b6.jpg)
【 청년일보 】 온라인 플랫폼업계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이하 OTT)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경쟁이 고물가·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발생하는 불황형 소비의 단면 중 하나라고 지적하면서도, 이러한 쟁탈전이 각 기업의 현금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검색 포털·전자상거래(이하 이커머스)·배달 플랫폼 등 온라인상에서 유통업을 전개하는 업체들은 자사의 다양한 회원제 상품에 OTT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쟁을 선도하는 업체는 이커머스 업계의 선두 주자인 쿠팡이다.
쿠팡은 자사의 월 정액상품인 '와우 멤버십'을 지난 2016년 12월 출시한 이후 가입자를 대상으로 2020년 10월 26일부터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와이즈앱·리테일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2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와우 멤버십의 회원 수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2023년 2월에는 약 400만명을, 올해 2월에는 700만명의 고지를 돌파했다.
서비스 도입 당시 와우 멤버십 가입자 대상 쿠팡플레이 무료 제공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파격적인 혜택'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와우 멤버십을 수년간 사용하고 있는 한 20대 소비자는 "기존에는 OTT 서비스에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시청했지만, 당시에는 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며 "이를 통해 사용하던 이커머스 플랫폼을 변경해 쿠팡을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쿠팡플레이'를 경험하기 위해 쿠팡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와우 멤버십 회원도 급격히 증가했다.
업계는 2023년 기준 와우 멤버십 회원을 약 1천4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와우 멤버십의 가격이 인상된 작년에도 가입자 수는 되려 증가해 약 1천500만명대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쿠팡은 OTT를 통한 신규 고객 유입 및 기존 고객 유지 효과를 확인하고, 쿠팡플레이의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작년에만 약 5천3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특히 쿠팡은 잉글랜드 풋볼 시리즈(EFL) 등 인기 스포츠의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OTT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연계해 제공하는 전략은 쿠팡을 넘어 포털 서비스·배달 플랫폼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광고 페이지. [사진=네이버멤버십 플러스 가입 홈페이지 갈무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6081482321_4936dc.jpg)
국내 1위 검색 포털 서비스인 네이버는 자사의 월 정액상품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 소비자의 콘텐츠 수요에 부합하는 인기 OTT를 핵심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2020년 6월 출시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과거 자사의 영화 시청 서비스인 '시리즈온' 무제한 이용권 등을 제공했지만, 쿠팡플레이를 통한 와우 멤버십의 급격한 성장에 맞대응 하기 위해 2021년 3월부터 국내 OTT 서비스인 '티빙'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티빙 서비스를 제공한지 약 1년이 지난 시점인 2022년 기준 회원 수는 1천만명에 육박하며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 수를 빠르게 추격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네이버가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티빙을 제공하기 시작한 시기부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의 가입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OTT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였고, 이에 맞춰 네이버가 쿠팡플레이와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티빙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시리즈온 등 다소 제한적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던 네이버도 이 시기부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올해 3월 1일부로 기존의 티빙 제공을 중단하고 글로벌 OTT 업계 1위인 넷플릭스의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연간 단위 멤버십 상품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도 가입자를 대상으로 또 다른 국내 OTT 서비스인 '웨이브'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세계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웨이브 이용권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배민클럽, 티빙 결합 상품 소개 이미지. [사진=우아한형제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6317507063_abb6e7.png)
'정기 결제방식의 멤버십 상품'에 OTT 혜택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은 배달 플랫폼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배달 플랫폼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자사의 월 정액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 가입자를 대상으로 티빙(광고형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배민클럽은 배민이 지난해 9월 내놓은 구독 서비스로, 구독 시 가입자는 무료배달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배민은 기존 혜택에 더해 티빙 무료 제공을 추가함으로써 상품의 차별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배민은 지난 2일부터 월 2천90원(이벤트가 기준)을 지불할 경우 티빙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결합형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배민은 출시 당일부터 오는 8월까지 첫 달 추가 구독료 100원 이벤트를 진행해 사용자를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이벤트가 종료되면 현재 가격 기준 정가는 월 7천490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OTT 경쟁이 소비자 혜택을 증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경쟁은 전형적인 경기 불황기에 펼쳐지는 마케팅 전략이라며, 궁극적으로 기업의 현금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온라인 플랫폼업계에 정통한 한 대형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기존 상품의 가격 인상 없이 OTT 등의 혜택 등이 추가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환영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에서 불가능한 가격대에 OTT를 포함한 수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상품 구성이 이뤄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불황에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가장 낮은 비용으로 최대의 혜택을 누리고자 하고, 기업은 이와 같은 트렌드에 맞추고자 상품을 구성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전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 차원에서 자본 출혈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기 결제방식인 멤버십 상품의 특징은 가격, 혜택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사와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소비자 혜택이 한번 늘어나면, 이를 다시 축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기업들의 '퍼주기식' 전략은 늘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 능통한 한 학계 전문가도 "합리적 수준에서 상품의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며, 지속 가능성 또한 높다"며 "당장 저렴하게 다양한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유형의 상품은 혜택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타사와의 전략적 협업, 신규 서비스 개발 등이 필수적"이며 "또한, 기존 혜택을 유지하는 데에도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상품 판매 초기부터 합리적인 가격대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