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토스뱅크가 9월 공식 출범을 예고하면서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간의 3파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이 공을 들이고 있는 중금리대출 시장에서의 격돌이 예상된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에 이어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는 실제 거래 테스트 등 준비 기간을 거쳐 이르면 9월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혁신준비법인'이 이날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 토스뱅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 2월 5일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한 지 4개월 만이다.
아울러 토스뱅크는 이날 3시부터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만의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을 통해 비금융 데이터 확보했다며, 이를 활용해 약 1천300만명의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췄다.
◆ 4년 만에 문연 인터넷은행...금융위 "증자 계획을 성실히 이행" 당부
토스뱅크는 2017년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와 '2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차례로 문을 연 뒤 4년 만에 탄생한 세 번째 인터넷은행이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지난번 열린 정례회의에서 토스뱅크 인가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융위 정례회의에 해당 안건이 상정되지 못했다.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때와 비교하면 한 달 이상 일정이 늦춰진 것이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의 실지조사 등 심사를 거친 결과 자본금 요건, 자금조달방안 적정성, 주주구성 계획, 사업계획, 임직원 요건,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 요건 등의 인가요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위는 인가 이후 토스뱅크가 차질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2025년(손익분기점 도달 예상시점)까지 증자 계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부대조건으로 부과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안전하면서도 편리하고 혁신적인 디지털 금융에 대한 수요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인터넷銀, 3파전 본격화...첫 격전지는 중금리 대출 시장
토스뱅크가 출범한 뒤 인터넷은행 3사의 격전지는 중금리 대출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을 겨냥해 중금리대출 실적을 늘리지 않을 경우 신사업 진출에 제한을 두겠다고 경고하며 중금리대출 확대를 압박한 바 있다. 이에 토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은행 3사는 향후 3년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계획을 제출받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토스뱅크는 금융위에 제출한 사업계획에 인터넷전문은행 중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를 가장 높게 제시했다.
토스뱅크가 금융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영업 첫해인 올해 말부터 중·저신용자 비중을 34.9%로 설정했다. 내년엔 42%, 2023년 말까지 44%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말 10.2%에 불과한 중·저신용자 비중을 올해 20.8%, 내년 25%, 오는 2023년 말까지 30%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했으며, 케이뱅크 역시 내년 말 25%, 2023년 말 32%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 토스뱅크 "중·저 신용자 끌어안을 것"...포용비전 제시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 출사표를 던질 때부터 '포용과 혁신'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신파일러(Thin-filer·금융이력이나 신용이 부족한 사람) 대상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주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 신용평가사(CB사)의 데이터에, 토스의 방대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대안정보)를 결합함으로써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대안정보는 기존 신용평가사가 측정하지 못한 비금융 데이터로 이는 토스가 수년간 고객 동의를 얻어 축적한 수백만 서비스 데이터를 포함한 것이다. 토스뱅크는 이를 바탕으로 출범 직후부터 전체 신용대출 규모의 30% 이상을 금융소외계층에 제공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9일 오후 3시부터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포용력 있는 고객 중심 은행으로 나갈 것임을 다시 공표했다.
홍 대표는 "기존의 중·저 신용자들의 30%는 사실상 고신용자에도 분류할 수 있는 고객군"이라면서 "토스뱅크의 자체 신용평가 모형은 누구보다 많은 데이터 최신방식으로 분석, 비금융 데이터(대안정보)를 결합함으로써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 고객, 대출을 받지 않아서 신용이 낮은 고객들에게도 대출의 기회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토스뱅크는 2천만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금융 앱 토스를 ‘원앱(One-app)’ 방식으로 론칭하는 등 고객들이 별도 앱 설치 등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